시립도서관에서 직지심체요절에 대해 찾아보다가 빌리게 된 ’천년의 사랑 직지’. 나는 처음에는 직지에 대해서만 쭉 늘어놓은 재미없는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아주 재미있고 유익한 동화책이었다.

사회시간에는 ’문화재와 박물관’이란 단원이 있는데 거기서 청주고인쇄박물관에 대해 배웠다. 그곳에서는 우리의 되찾아야 할 문화재 중 한가지인 직지에 대해 자세히 전시를 하고 알려주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에서 찾은 이 책을 더욱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었다.

문둥병(1) 가족을 둔 만복이는 누나와 함께 살아가지만 갖은 멸시와 핍박을 받게 된다. 그러다 마을에서 쫓겨난 만복이는 마음속에 한을 품게 되는데, 누나도 문둥병으로 죽게되면서 어느 절에 안착한다. 그렇게 백운스님을 만나고 스님이 된 만복이는 활자에 관심이 생긴다.

만복이는 영원히 변치 않는 노승(2)의 말을 간직하기 위해 금속활자를 만들고자 마음먹는다. 그리고 우연히 대장장이를 만나 쇠글자 만드는 것을 터득한다. 

이어 만복이는 밀랍과 진흙을 구해 ’직지’라고하는 금속활자를 만들어 백운스님의 불법(3)을 주조 , 인쇄하는데 성공한다.

’천년의 사랑 직지’의 줄거리이다. 이 짧은 줄거리. 하지만 우리 직지의 역사를 잘 보여주는 줄거리이다. 이 책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까지 직지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직지가 빨리 우리 품에 돌아오길 기원 할 것이다. 

내가 만복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만약 그랬다면 문둥병에 걸려 죽은 가족들 때문에 슬퍼하고, 같이 죽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스님이 될 생각조차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만약 하였더라도 대충 불경만 읽고 빈둥빈둥 거렸을 것이다. 그랬다면 ’직지심체요절’은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 내가 참으로 부끄럽다.

몇년 전에 MBC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에서 되찾지 못한 문화재 ’위대한 유산 74434’ 라는 코너를 한 적이 있다. 직지심체요절도 여기 포함된다. 이 되찾지 못한 문화재를 찾아야 할텐데.. 그래서 직지심체요절도 '이것은 우리 한국것이다!’ 라고 큰소리 칠 수 있을텐데...

우리나라에서 만든 직지. 정식이름은 직지심체요절이다. 하지만 직지는 우리 품에 오지 않고 있다. 직지 상권은 어디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실정이고, 직지 하권은 지금 프랑스에 있다. 우리의 직지가 우리 품에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1)한국의 한센병(나균[Mycobacterium leprae]에 의해 감염되는 만성 전염성 질환)
(2)나이가 많은 중(스님)
(3)불교의 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