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에서는 이제 조조의 기운이 승하기 시작하여 북방을 모두 평정하고, 그러나 유비는 아직도 부침을 계속하고 있다. 관우의 활동과 의리에 대하여 전개하고 있다. 서주에 자리잡고 있는 유비를 치러 오는 조조군을 유비가 야습하였으나 미리 대비하고 있던 조조군에게 역습을 당하여 전멸을 당하고 뿔뿔이 흩어진고 만다. 유비의 가솔을 책임지고 있는 관우도 소패성에서 세가지의 조건과 함게 조조에게 항복을 하고 만다. 첫째, 항복은 조조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황제에게 하는 것이고, 둘째, 두분 형수님게 황숙의 봉록을 내리고 상하를 가리지 않고 누구도 문전에 들지 못하게 해 주고, 셋째, 유비가 어디 있는지 알기만 하면 그날로 떠날 것인즉 길을 막지 말라는 것이다. 조조가 흔쾌히 수락하자 관우는 유비의 가솔을 데리고 조조에게 항복하였다. 조조가 관우를 얼마나 탐내고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관우가 천하에 둘도없는 의리를 보여주였다면, 조조 또한 천하의 배포를 보여준 것이라 할 것이다.

여기서 관우의 의리에 대하여 살펴본다. 조조는 유비와 관우의 사이를 벌어지게 하기 위해 혈기왕성한 관우를 두 부인과 함게 거처하도록 하여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도록 유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또 하루는 관우가 헤진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조조가 비단옷을 한 벌 하사하였다. 다음날 옷을 입고 나온 것을 보니 비단옷 위에 헤진 옷을 입고 있어 조조가 그 연유를 물으니, 승상께서 내린 옷이라 입지 않을 수 없으나, 헤진 옷은 유비형님게서 내린 옷이니 형님을 그리는 마음에서 겉에다 입었다고 대답하였다. 보통 사람같으면 새 옷을 겉에 입었을텐데 관우의 의리가 이러하였다. 조조는 관우의 수염주머니도 만들어 주고 여포가 타던 적토마도 주며 수시로 연회를 베풀어 관우의 마음을 사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전에 조조가 여인이며 비단과 금은을 내릴 때는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적토마를 내릴 때에는 몇 번식 절을 하며 고맙다고 인사를 하자 조조가 그 연유를 물으니 “이 말을 얻었으니 형님을 계신곳을 알게 된다면 하루로 달려가 뵈올 수 있을 것이니 어찌 승상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이겠습니까?”라고 대답하여 조조가 적토마를 내린 것을 후회하였다.

얼마후 여남지방에서 전투에 참가한 관우는 유비가 원소에게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돌아와서는 조조에게 인사하고 떠나려 했으나 조조가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 바람에 편지를 남기고 그동안 받은 여인과 금은보화를 봉인하고 하나도 가져가지 않고 떠났다.

천자를 끼고 있는 조조의 정성을 다한 후대와 부귀영화가 보장되어 있는 것을 헌신짝 버리듯 하고 남의 객장 노릇을 하고 있는 유비를 찾아가는 것은 예삿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이래서 세월이 지나서도 관우를 떠받드는 것일 것이다. 이와 같이 관우의 의리는 하늘이 내린 것이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원소를 치느라 허도를 비운 사이 여남지방에서 공도와 유벽과 함께 구사를 기르고 있던 유비는 기회를 보아 허도를 공략하였으나 조조의 신속한 대응으로 대패하였다. 그동안 애써 기른 군사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유비는 조조의 상대가 되지 못하였다. 유비는 형주의 유경승에게로 가서 의지하기로 하였다. 유비의 신세가 참으로 한탄스럽다. 공손찬, 여포, 조조, 원소의 휘하로 들어 연명하며 수시로 일어섰건만 계속하여 패하기만 하였다. 남의 휘하로 들어가도 계속 머물지 않고 자립하여 계속 일어났으나 어디를 가도 모두가 받아주었던 것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다른 사람들은 주인을 한 두 번 바꾼것으로도 변절자로 욕을 먹었지만, 유비는 여러 번을 바꾸고 배신(?)하고 나와도 어디서나 환영을 받았으니 평소 유비의 처세술과 내세운 대의명분 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