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칼럼니스트인 손철주씨와 대학에서 미술사를 강의하고 계시는 이주은씨가 같이 저술한 책이다. 얼마전에 손철주씨의 “인생이 그림같다”라는 책을 보았다. 그림의 세세한 부분가지 곁들인 설명 때문에 그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 그림이다”라는 이 책도 손철주씨가 지은 책이라는 이유로 집어 들었다. 책을 펴보고 더더욱 마음에 든 것은 동서양의 그림을 함께 설명했다는 것이다. 요즈음 그림에 관한 책을 보는 것이 커다란 재미인데 이렇게 서양화까지 해설을 곁들인 책을 보니 나에게는 이러한 것이 소강절이 말한 일반청의미(一般靑意味)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말씀하니 청복(淸福)이다.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하여 그리움, 유혹, 성공과 좌절, 내가 누구인가, 나이, 행복, 일탈, 취미와 취향, 노는 남자와 여자, 어머니 엄마라는 주제로 각각의 장마다 주제에 맞는 동양화와 서양화를 선택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각각의 주제가 모두 좋았지만 특히 내 마음을 끌었던 부분은 나이라는 주제로 설명한 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늙음과 낡음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마음에 큰 파문을 남겼다. 아마도 나도 이제 50대 중반이니 늙기가 싫어졌거나 곱게 늙고 싶은 바램에서일 것이다. 손철주씨는 “늙음은 낡음이 아니지만, 낡으면 늙는다. 닳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고집이 세고 견문이 좁으면 낡는다.”고 했다. 기가 막힌 말이다. 고집이 세다는 것은 젊어서의 편향된 생각이 나이가 들면서 굳어졌다는 것일테고, 또한 견문이 좁으면 낡는다고 하니 그간 조금씩이나마 책을 가까이 한 것이 큰 위안으로 다가온다.

낡은 이는 나이를 벼슬로 안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광경이다. 먼저 나온 사람은 제때 나온 사람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그 말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