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를 기반으로 하여 원명교체기에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를 줄여서 부르는 제목이다. 시대적 배경은 후한 영제 말년인 서기 184년부터 진(晉) 무제 태강원년(太康元年)인 280년까지의 97년간에 걸친 전쟁과 정치의 이야기를 쓴 소설이다.

삼국지연의는 정사를 바탕으로하여 70%의 사실과 30%의 허구로 채워진 소설이나 허구가 오히려 사실보다 더 박진감 있게 그려진 중국 최초의 역사소설이다. 또한 언어와 문체에 있어서도 유비와 관우의 정중한 말투에서부터 장비의 막말, 조조의 적당한 구어체 등 재미를 위해 여러 가지를 배려하여 쓴 소설이다. 그런데 삼국지를 읽어나가면서 조조의 위나라를 중심으로 전개해야 마땅할 듯 한데도 가장 허약하고 어찌보면 가장 바보스러운 유비현덕이 주인공이 되어 있다. 그러나 시대적 배경이 이러한 어리숙한 듯한 사람을 요구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 나관중은 원나라가 망하고 명나라가 들어서는 시기의 사람으로서 한민족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강한 민족주의적인 사상의 소유자였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러니까 동쪽 지방 출신인 조조나 남쪽에 치우친 손권을 어찌보면 오랑캐라 치부하고, 한나라의 후손인 유비현덕을 중원의 적임자로 보고 가장 약하고 가장 먼저 망해버린 촉한을 주인공으로 삼았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1권에서는 한나라 말의 상황과 영웅들의 등장이 자세하게 나온다. 태평도의 난, 장독량의 난, 황건적의 난, 장사지방의 구성의 난, 어양지방의 장순, 장거의 난 등이 수시로 일어나면서, 이를 토벌하기 위한 관군은 속절없이 패배하고, 각 지역에서 일어난 손견, 조조, 유비, 원소, 동탁 등의 영웅들이 난을 평정하고 권력의 전면에 서서히 등장하게 된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했던가. 제2권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