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 노닐다”라는 책은 “오주석의 독화수필”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제목도 독특하거니와 부제도 독특하다. 그림 속에 노닐다라는 말은 말 그대로 그림을 감상하면서 그림에 푹 빠져 즐거움을 누리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독화수필이라는 말은 그대로 해석하자면 그림을 읽고 그 느낌등을 수필로 쓴다는 것인데 이해가 얼른 되지를 않는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면서 이해는 물론이거니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림은 이렇게 보고 감상해야 하는 것이구나 하고 연발 감탄사를 내뱉었다.

오주석씨 같은 분이 오래 살지 못하고 일찍이 타계하신 것은 우리나라에 큰 손실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색다른 감상법과 이론을 들고 나오신 분이라는 걸 한 눈에 알 수가 있다. 공자는 위험에 닥쳐서 “하늘이 문을 없애려 하지 않으시는 한 나를 해하게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우리나라의 미술발전을 위해 한 사람을 내고 그렇게 일찍 데려가신 뜻을 모르겠다. 나는 이 책과 더불어 오주석씨가 쓰신 몇 권의 책을 보았다. 정말로 감탄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무엇이 그리 급하셨던지 왜 그렇게 일찍 가셨는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 책은 오주석씨의 사망 이후 발간된 책이다. 그림의 바로보기, 옛 그림읽기, 우리의 문화에 대하여도 일갈하셨고, 정조대왕의 어필과 비문의 설명도 있고, 사양문화와 우리문화르 비교하여 알기 쉽게 설명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의 그림과 우리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오주석씨와 만나야 함을 가슴깊이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