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대 후반이었던가? 연금술사라는 책은 그때 당시에 많은 베스트셀러였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제목만 보아서는 쇠나 납 등으로 금을 만들어 일확천금을 꿈꾸는 마법사의 이야기일 것으로 생각하고는 당시에는 읽지 않았다. 얼마전에 책을 구입할 일이 있어 서점에 들렀더니 이 책이 책이 눈에 띄었다.

옛날 생각이 나서 손이 저절로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펴보니 전에 생각했던 마법사에 관한 내용이 아니고 구도소설이었다.구도소설은 내가 좋아하는 분야다. 스님들이나 도인들의 출가로부터 득도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구도소설이 나는 참으로 재미있다. 내가 경험해 보지도, 앞으로 경험해 볼 가능성이 전혀 없는 분야이므로 더욱 읽어 간접경험이라도 해 보고 싶은 분야이기 때문에 더욱 좋아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구도소설이지만이 책을 읽고는 적지않게 실망을 하였다. 서양사람들과의 사고방식 차이때문일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사람들은 생명을 걸고, 온 몸을 던져서 수행을 하며 득도의 길을 걷는 과정을 밟는다. 그러나 연금술사에서 주인공 산티아고의 행보는 너무 단순하다. 오히려 싱겁기까지 하다. 남녀관계의 이야기도 너무 많은 것 같다. 이 책을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영적 구도서라고 평가받고 있다고 책날개에 소개해 볺았는데, 내가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를 못하여서 그러하겠지만, 또 나의 수준이 이 책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영적 구도서라고 평가하는데에는 동감할 수 없다, 아마도 나의 이러한 생각은 연금술사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씌여진 것이고 동양의 구도소설은 거의 모두가 실존인물의 구도 수행기를 다루었기 때문에 가슴에 와닿는 느낌이 다르기 때무에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연금술사를 읽고 나서 허전함이 가슴을 파고 들었다. 그래도 마지막 장면에 진짜 보물은 금은보화가 아니라 자아의 보물임을 깨달으며 솟아오르는 기쁨을 느끼며 미소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