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어에 관심이 없는 엄마가 있을까?

그런데 영어 하나로는 부족하단다. 일어, 중국어도 뜨고 있다 하니 3개국어는 기본이라하고, 그 이상을 해야 경쟁력이 있단다.

그런데 막연하다. 어렵다. 돈이 많이 든다. 영어 하나도 힘든데? 과연 될까? 아이에게 무리한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닌가?

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사교육 없이 7개국어를 한다고?

그냥 선정적인 광고문구에 지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예전에 읽었던 영어 공부법 같은 책들은 거의 따라하기 힘든, 그것도 나처럼 직장모는 더욱 더 힘든 미리 포기하게 만드는 방법뿐이었다. 그냥 그림의 떡인셈이었다. 그렇게 하면 되는 건 잘 알지만 자신도 없고, 능력도 안 되고, 시간은 더더욱 없었다.

또한, 아이들의 발달단계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영어비법(?) 나열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따라 해 본 엄마들은 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

그래서 이 책도 그런 류와 크게 다르지 않겠지 하는 생각에 큰 기대가 없었으면서도 또한 이런 류의 책들을 그냥 지나칠만큼 용기가 있지도 않았다.  

또 아이한테 미안해지지는 않을까 하면서 펼쳐들었다.

그런데 그건 기우였다.

모국어로 언어의 광케이블을 깔라는 것…

의외로 간단하면서 명료했다.

그렇다. 외국어를 배우는 건 그냥 말만 할 줄 알면 되는 것이 아니라 잘 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기 때문에 앵무새처럼 하는 말이 아니라 주고 받는 말이어야 하고,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말이다.

그리고 기업에서도 다언어를 하는 인재가 필요한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프리젠테이션을 잘 하고 협상을 끌어내려면 설득력 있는 말 한 마디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테니 말이다.

그러려면 모국어가 제대로 깔려야 된다는 것..

모국어가 플랫폼이 되어서 어떤 언어든지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말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모국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저자는 국어사전부터 사주면서 개념을 정확히 심어줬다 했는데 나는 그렇게 책 욕심을 부렸으면서도 국어사전은 나중에란 생각에 미뤄뒀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영어사전부터 사주고 국어사전은 소홀히 했을 것이다. 무척 부끄러워지는 대목이었다. 내가 국어사전이 되어 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자신감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료가 부족했던 저자보다는 조금 더 일찍 저자의 도움으로 다언어를 쉽게 할 수 있는 언어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딸들이 5살, 3살이니 시행착오 겪지 않고 언어를 배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또 하나 행운인 건 내가 10년 이상 해왔던 일이 가정으로 방문해서 아이들에게 국어, 수학, 한자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그래서 집 안의 책 환경이나 언어환경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어휘력이 많이 향상되니 언어로 배우는 새로운 학문도 쉽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건 내가 일하는 현장에서 그대로 느낄 수가 있었다. 책을 엄청 좋아하고 많이 읽는 아이는 어떤 과목을 공부해도 큰 노력 없이 쉽게 받아들였다.

언어환경과 책환경이 만들어 놓은 눈앞에서 만난 수많은 예는 들어도 들어도 끝이 없

다. 그러니 저자가 말하는 언어환경을 만들지 않을  용기가 있었겠는가? 신기한 건 그 언어환경이라는 것이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늘교육을 시켰던 발달단계에 맞는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자가 말하는 어휘 폭발기에 한글을 가르쳤고, 질문에 질문으로 응수하고, 잘 못 사용하는 표현은 그 자리에서 다시 들려 주었다. 아이가 어려도 어려운 개념을 될 수 있으면 문법에 맞게 풀어서 알려 주었다. 그리고 책 욕심이 많아서 또래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은 물론 백과사전, 한국사, 과학동화까지 모두 들여 놓았다. 역사가 어려우니 내가 먼저 읽고 아이한테 전해주고 싶어서였는데 언어를 배울 때도 역사와 문화부터 가르치라고 하니 운이 아주 좋은 경우가 아니겠는가.

언어란 문화와 사고의 결과물이니 역사나 문화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질문으로 사고를 확장시키고, 언어를 족보별로 묶어 어원부터 가르치란다. 그러면 여러 언어를 쉽게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세계 문화 책이 탐이 난다.  또한 어려서부터 어려운 동서양의 고전과 명시를 읽히면 어휘수준이 높아져 고급어휘를 사용하게 되면 더더욱 모국어를 탄탄히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또 고전도 욕심이 난다. 이놈의 책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책을 많이 읽힌 덕에 큰 아이는 또래아이들보다 언어가 유독 빠르다. 세 돌이 안 된 아이가 화장실 변기에서 물이 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 물이 슈욱 나와서 빙그르르 돌다가 구멍이 뻥 뚫리더니 물이 쑤욱 빠져나가 버렸어요.” 어른도 그만큼 자세히 표현 못할 만큼 정확히 표현해서 깜짝 놀랐다. 참고로, 우리 큰 딸은 그냥 평범한 아이다. 아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했더니 원래 똑똑한 아이이겠거니 한다. 내가 우리 아이들을 키우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은 타고나는 것도 무시 못하지만, 잘 하는 아이들을  똑똑하니까로 치부해버리기엔 후천적인 환경이 너무나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아니 거의 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에서 수도 없이 교육받고, 현장에서 체득하고, 또 우리 아이 양육을 통해 얻은 많은 육아발달이론이나 교육방법들과 경험, 결과들이 저자의 경험과 너무 유사해서 연신 “맞아, 맞아.” 하면서 금방 읽어 내려갔다.

 

또한, 책 환경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시기별로 해주어야 할 리스트를 간단명료하게 적어 놓아서 누구나 쉽게 따라 따라해 볼 수 있다.

기존에 읽었던 책들에서 그림의 떡에 불과한 방법을 열거한 것에 비하면 큰 노력 없이 해 줄 수 있는 일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포스트잇에 집안 사물 하나하나에 한글과 영어 표기를 같이 해주면서 단어도 익히고 우리말 외에다 다른 언어가 있다는 것도 알려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모르는 것은 사전을 찾아보게 하고….

이런 것쯤이야 포스트잇과 사전만 있으면 되니 직장모라도 할 수 있는 것…

그 외에도 원서부터 읽히면 사고까지 서양식으로 하게 되고 부모와 자식간의 소통이 안 되니 모국어로 된 책을 먼저 읽히고 그 다음에 영어책과 오디오, 비디오를 틀어줬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원서부터 읽어야 제대로 배울 거라 생각했는데 이것 또한 오산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오디오를 하루 종일 틀어주는 것이 아니라 매일 일정한 시간에만 틀어줘서 각 언어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독립적인 환경을 만들란다..

 

그리고 언어뿐만 아니라 시기별로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이나 태도 등 구체적으로 나열해놓아서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고 크게만 생각했던 언어학습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 이제 손에 뭔가 쥔 느낌이 든다. 나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맘들에게는 분명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특징을 들자면 여러 코너를 두어 독자들의 이해와 흥미를 고려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총 4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막은 언어에 강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설득력있게 서술하고 있다.

 

막과 막 사이사이 [언어의 달인] 코너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사람들 (윈스턴 처칠, 과학자 리처드 파인만, 스티브잡스와 빌게이츠)의 일화를 실어서 흥미를 더했다. 윈스턴 처칠이 공부를 못해 선생님한테 미움을 받아 그 덕에 언어를 제대로 익혀 남다른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고백한 부분은 열 마디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언어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엇다. .

 

2막과 3막에서는 언어의 달인으로 키우는 비결과 다언어 구사력을 키우는 방법을 제시한다.  다시 한번 [되새김] 코너에서 짚어주어 엄마로서는 유용한 책이었다..

 

 

4막은 실천매뉴얼을 발달단계별 (임신~ 중학생)로 세분화해서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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