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의 그림에는 계단 밑에 떨어져 있는 목발이 보입니다.

현실을 도피하는것같은 느낌이랄까요...

예쁜 옷을 입고 한껏 멋을 낸 소녀의 부정어린 마음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책은 마음이 참 아팠어요.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된 10대 소녀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과감히 던지는 돌직구 소설입니다.

10대. 한없이 푸르고 한없이 위태로운 시절이죠.

조금만 날을 세워도 중2병 정도로 치부당하고야 마는

안 그래도 예민함을 호소하는 사춘기 시기의 주인공 소녀입니다.

그러나 예고도 없이 하루아침에 엄창난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사고로 뇌를 비롯한 전신에 손상을 입은 기유메트는

손가락을 까딱하는 것조차 너무 힘듭니다.

그토록 아끼던 바이올린...

 평범한 여중생의 삶이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나 버렸어요.

더 이상 건강한 몸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

예전과 같은 삶을 다시를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은

두려움을 넘어서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분노는 기유메트의 입을 통해 욕과 악다구니로 표출되었어요.

이제 기유메트는 비장애인 친구들이 겪는 문제들에서

더 나아가 훼손된 신체에 대한 거부감을 이겨 내고,

불편한 몸으로 2차 성징까지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신을 불편해 하는 타인들의 시선을 견뎌야 했고

다시는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없는 괴로운 현실도 인정해야 했습니다.

그저 잿빛으로만 가득할거 같은 삶에

조금씩 시선을 둔 재활 센터의 생활.

자신처럼 목발을 집거나 휠체어를 탄 아이들,

신체적 장애와 더불어 지적 장애까지 가진 아이들 속에서

기유메트는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책을 읽으며 유명한 화가의 이야기가 생각이 나기도 했어요.

프리다 칼로.  그녀는 유명한 화가죠.

그렇지만 그녀의 어린시절은 너무나 너무나 암흑이었답니다.

책의 주인공 기유메트처럼 어릴때 무시무시한 교통사고를 당해

대수술만 몇 번을 해야 했고 너무나 큰 아픔을 가진채 살아가야 했지요.

그녀의 마음은 그림으로 형상화되어

보는것 만으로도 가슴이 아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지요.

책을 읽으며 칼로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아이에게 들려주기도 했어요.

 작가는 장애 학생이 실제로 겪을 수 있는 문제와

고민들을 과감히 끄집어 내었어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마주할 용기, 타인의 시선을 받아들일 용기...

세상의 모든 용기에 도전해야 하는 장애인들의 현실과

과거와 불안한 미래 사이에서 부대끼는 장애 청소년의 심리를

담담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어요.

치유가 된다는게 무엇인지 아이들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