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루이스 캐럴  /  그림  야센 기젤레프  /  옮김  조현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한번쯤은 읽어본 이야기이지요.   이 책은 야센 기젤레프의 그림에서 느껴지듯이 섬세한 선으로 묘사되어 있는점이 특징인데요, 바로 어른과 청소년의 시각에 맞도록 그려진 것이라 합니다.   얼마전에 캐이블 영화에서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시청했었거든요.   조금씩의 각색이 다르긴 하지만, 주인공 앨리스가 토끼 굴에 빠지면서 키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마법의 세상처럼 보이는 곳에서 펼쳐지는 모험이야기는 한시도 눈을 돌릴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것 같아요.   모자장수, 양복입은 토끼, 고양이 얼굴, 담배피는 애벌레 등...  중요한 캐릭터는 벗어나지 않지요.  

  그리고 지금까지는 재미있는 상상의 이야기라 생각하며 그냥 읽었던 것 같은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탄생의 비밀을 알 수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탄생할 즈음에는 빅토리아 여왕이 왕권을 쥐고 있었는데, 그 시대는 프랑스와의 전쟁 이후 불어닥친 경제공황의 늪에서 빠져나와 태평성대를 구하던 때로 빅토리아 여왕이 아주 강력한 왕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프가니스탄 및 중국과의 전쟁, 크림 전쟁, 남아프리카 전쟁 등 많은 전쟁을 진두지휘하였죠.   또, 빅토리아 여왕 근처를 맴돌던 죽음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빅토리아 여왕의 이미지가 죽음의 화신으로 굳어진 게 아니냐는 후대 평론가들의 이야기에 귀가 쫑끗했지요.   책에서 등장하는 권력을 가진 여왕과 빅토리아 여왕이 동일시 되는 순간 와 ~~  루이스 캐럴이 정말 똑똑한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또,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건 이야기에 나오는 미친 모자 장수에서도 잘 나타나네요.   모자 장수는 횡설수설하며 말이 많잖아요.   캐릭터의 성격인줄만 알았는데, 이는 치밀하게 계산된 의도라 할 수 있네요.   19세기 초, 영국에서는 모자 장수가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동물들의 가죽을 벗겨 모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은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즉, 수은으로 동물 가죽을 가공처리 했다는 말인데, 그러다 보니 당시 대부분의 모자 장수들은 수은중독에 걸려 있었던 점을 알리려는게 아니었을까 생각되었던거죠.  

  어릴때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이야기를 읽으며 상상을 키우고 정의로움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우정에 대해 이해하기도 하였지요.   지금은 우리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는데요, 이야기를 읽고 그저 재미있다 혹은 그렇지 않다를 떠나서 내가 어린시절 느꼈던 그 소중한 감정을 아이도 느꼈으리라, 그리고 간직하리라 기대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생각보다 페이지가 두꺼워 (p.239) 아이와 읽어내려가는데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정말 재미있게 본 이야기 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제목 만으로 다른 수식어가 뭐 필요할까 싶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