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윤수천  /  그림  이욱재

  요즘 왕따 문제가  뉴스 헤드라인을 차지할 만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이 책의 내용도 그런면을 담고 있습니다.   생각없이 내뱉은 말 한마디에 상대방은 얼마나 큰 상처를 받는지...   우리 속담중에 말과 관련된 내용이 많지요.   <말이 씨가 된다>, <못할 말 하면 제 자손에 앙얼간다(벌을 받는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 <세 사람만 우겨대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말이 말을 만든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등.... 말을 할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되어야 함은 변한없는 사실이며, 소양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아이들이 혼자인것에 익숙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짐작하며 많은 반성과 생각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용이 참 좋아요.  

  3학년이 되어 새로이 짝을 정했는데, 세희의 표정이 좋지 못해요.   그 이유인즉, 덩치도 컸지만, 얼굴 생김새가 고릴라와 비슷해 아이들이 고릴라라 불리는 최항서와 짝이 되었기 때문이에요.   고릴라는 누구한테도 환영을 받지 못하는 아이였어요.   외모도 그러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항서가 너무나 착한 성격이더군요.   친구들이 놀리거나 면박을 주어도 그저 웃고 있는...   그 웃음이 쓸쓸해 마음이 많이 아팠답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수원 화성으로 현장 학습을 가던 날 단체사진을 찍었는데, 항서의 모습이 보이질 않은거에요.   세희가 분명히 사진찍을때 항서를 보았는데 말이죠.   항서는 늘 사진을 찍을때면 친구들과 조금 떨어진 제일 끝자리에 자리를 잡았더랬어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사진에 찍히지 않은거에요.   세희가 어떻게 된거냐 물어보니까 셔터 누를 때 밑으로 숨었다고 합니다.   항서는 왜 숨었던거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페이지를 넘겼는데 항서의 대답에 많이 속상했답니다.   "내가 들어가면 우리 반 사진이 우중충해 보인대."   뭐랄까요... 항서는 은근 왕따를 당한다 할 수 있었어요.   생각없는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외모로 평가받는 지금 이 시대도 어른들의 탓이 큰 것 같아 씁슬합니다.   항서는 가정형편도 좋지 못해요.   항서의 엄마, 아빠는 조그만 포장마차를 하시는데, 아빠가 허리를 다치시는 바람에 한달정도 항서가 엄마를 도와 일을 했었어요.   학교 다녀와서 저녁 늦게까지 바깥에서 군소리 한번 않고 엄마일을 도왔던 항서는 심한 독감에 걸려 학교도 닷새나 결석하는 일이 생깁니다.   반 친구들은 항서의 소식을 듣고 나름대로 반성을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구요.   걸핏하면 항서를 놀려대던 아이들이 더 그렇게 보였습니다.   고릴라가 없다 보니 특별하게 웃고 떠들 일이 없어진거죠.   심하게 앓고 난 항서가 다시 학교에 나온 날 친구들은 너도나도 반가움을 표시합니다.   이제는 항서의 얼굴에 쓸쓸한 웃음 말고 환한 웃음만 차지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