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화해와 우정 이야기

<천천히 걷다보면>

 

 

 

 

 

 

게일 실버 글  /  크리스틴 크뢰머  그림  /  문태준  옮김

 

  요즘 뉴스를 접하다 보면 좋지 않은 소식에 눈살을 찌뿌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거 같아요.  생각없이 내뱉은 말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치유될 수 없는 고통속에 잘못된 선택을 하게되는 불안정한 심리...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만은 아닌듯 합니다.   어른들도 얽히고 섥힌 사회관계 속에서 사람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곤 하지요.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마음속에 있는 '화'가 밖으로 모습을 보였다는데 있습니다.   모습도 처음에는 참 무서웠어요.   우리 둘째랑도 이 책을 함께 봤는데, 보다가 이 장면이 나오자 '화'를 마구 손으로 때리는 시늉을 했답니다.   그만큼 생김새가 참 ...  다가서기 어려운 모습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화'가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모습이 변해갑니다.   웃는 얼굴로 말이죠.   어찌보면 마치 착한 허수아비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주인공 소년 얀의 눈앞에서 사라져 버리지요.   이 '화'는 얀의 마음입니다.   친구들이랑 같이 놀기로 약속했는데, 친구들이 얀과의 약속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공놀이를 해버리지요.   같이 놀자고 하지도 않고 말이죠.   얀은 얼마나 속상하고 화가났을까요?   그래서 마음속의 화가 튀어나온거지요.   눈앞에 화가 무서운 모습으로 보인다고 해서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하진 않아요.   그저 얀과 화의 대화가 이어지요.   우리 아이는 얀과 화가 함께 걷는 모습에서 신발이 똑같은 걸 발견합니다.   처음에는 잘 이해를 못했는데,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얀과 화는 동일인임을 알아차립니다.   화는 바로 얀의 마음이었던 거지요.   스스로 스물걸음을 걷는동안 책에서는 '화'와 함께 걷는동안 기분이 풀림을 느끼는거죠.   그리고 친구들이 얀에게 다가옵니다.   얀은 친구들을 보며 미소지으며 이렇게 얘기합니다.   "나는 하루 중에 놀 때가 제일 좋은데..."      아이들은 때로는 친구들과 다투고 싸울때도 있지요.   이때 마음속의 '화'를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지차이가 나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듭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자신들의 '화'를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게되는 정직한 마음을 기대해 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