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담는 지갑>

 

글 : 라이샤오전

그림 : 양완징

(2010 대만 올해의 좋은 책)

 

 

  꼬마 여우 아난이 살고있는 숲은 마법 여우들의 숲이랍니다.   마법 여우들은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했어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물로 다가서려 합니다.   그래서 여우들이 가장 열심히 연습하는 마법은 지갑에서 돈을 만드는 마법이예요.   어떤 여우는 농부한테 돈을 한 움큼 쥐어주었다하고, 또 어떤 여우는 여자 아이한테 돈을 주니 자기가 가장 아끼는 인형을 안아 보라고 빌려 주었다고 좋아했어요.   여우들은 어떻게 사람들과 친해졌는지 신나게 자랑했어요.   동화 이야기지만, 좀 씁쓸했어요.   사람들의 이기심이 또, 사람들의 만능물질주의로 인해 정에 굶주린 여우들이 다가서는 방법으로 돈을 만드는 마법에 열을 올리는구나 하구요.   하지만, 꼬마여우 아난은 마법 실력이 영 아니었어요.   주문을 제대로 외운적이 한 번도 없었지요.   그 숲에서 아왕 할아버지를 처음 만난거예요.   아왕 할아버지는 6개월 전에 할머니를 잃고 자식도 없이 혼자 쓸쓸히 지내고 있었어요.   그래서 우동을 팔면서 사람들과 사귀면 하루 종일 할머니 생각만 하면서 슬퍼할 일도 없을거라 생각했지요.   아난은 아왕 할아버지에게 힘이 되고 싶었어요.   조수를 자청하며 돈을 만들지 않아도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기뻐했습니다.    대표 메뉴인 난여우동의 뜻은 "난"은 아난의 이름에서 따왔고, "여"는 여우에서 따왔다는 아왕 할아버지의 말에 꼬마 여우는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장사도 아주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조금 이상해 졌어요.   툭하면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리기 일쑤였고, 칫솔로 죽을 떠먹고, 잠옷을 입은 채 수영하러 가겠다고 우기고, 거울 속 자신을 친구라고 착각해 말을 걸기도 하며, 어묵 조각을 동전으로 착각해 거스름돈으로 내주는등... 할아버지가 날마다 기억을 잊어버리기 시작한 거예요.   결국 아난의 이름조차 잊어버리자 아난은 정말 슬퍼했습니다.   아난은 어떻게 했을까요?

  이 이야기는 '알츠하이머 병'이라는 노인성 치매를 겪고 있는 아왕 할아버지와 극진히 할아버지를 보살피고 있는 꼬마 여우의 감동적인 이야기 입니다.   꼬마 여우 아난은 돈을 만드는 마법을 제대로 부리지 못해 다른 여우들에게 따돌림을 당했지만,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를 아는 훌륭한 여우예요.   아마 돈으로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하는 다른 여우들은 이런 진실한 마음을 모를거예요.   아난은 할아버지와의 헤어짐을 준비하였고,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었으며, 사랑을 배우고, 독립심과 자신감도 배웠지요.   아난이 정말 대견합니다.    이 책의 작가님도 아버지와 제대로 이별하지 못하고 아버지가 생전에 보여 준 사랑에 감사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한참 동안 슬퍼하셨다고 해요.   이야기를 읽으며 부모님에게 소홀했던, 내 자신을 질책하게 되었어요.   내리 사랑 이라고 했던가요?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조건 없이 무안한 사랑을 주시지요.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