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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읽고, 이후 또 한권의 책을 샀다.

죽은이의 여러 기록을 빌어 자서전의 형태를 띠었다.

곳곳에 실린 사진은 사람 참. 코끝이 찡하게 만든다. 최고의 대통령은 아니었지만 최선의 대통령이었던 사람. 큰 틀의 싸움에서 때로는 화합하고 양보하는 법을 생각하게 해준사람, 좀 더 긴 안목을 갖도록 이끌어준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다.

서투른 말로 오해를 만들고 이슈를 남발했던 그이지만 그것이 약점이었음을 고백하고 부끄러워하는 태도는 누구에게고 쉽지 않은 것이다.

손녀를 자전거에 태우고 청와대를 달리는 뒷모습의 그는 울게 만들었다. 나를.

그리고 10년의 세월동안 이루어진 민주화의 열매를 보수, 수구들이 따 먹는 그리고 나무의 뿌리를 뽑아버리려고 하는 초스피드의 극악한 현실에 갑갑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이 제멋대로 비난하고 모욕했던 그 과정을 만들어준 게 누구였나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실컷하도록 내려버둔 게 누구였나

검찰이 권력의 칼잡이가 되지 않게 놔준 게 누구였나

국세청이 야당의 사찰기관으로 전락하지 않게

국민들이 “노무현 때문이다”라고 함부로 말할 수 있게 했던 게...

그게 화살이 되어. 그를 죽였다... 너무 순진한 믿음 때문일까?

하지만 그는 다시 살아있다.

5월이 되어 다시 한 번 떠올리는 사람이 어머니와 더불어 그가 되었다.

97쪽 - 해양수산부 장관을 할 때 매월봉급이 통장으로 꼬박꼬박 들어온다면서 아내가 함박웃음을 짓던 일이 떠오른다.

108쪽 - 나는 미숙한 정치인이었다. 잘못된 세상에 대한 크고 강한 분노를 어떻게 다스리고 표현해야 할지 아직 터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146쪽 - 순종만 가지고 할 수는 없다. 중간 지대를 많이 포섭해나가야 한다. 주도 세력의 성격과 철학이 뚜렷하면 된다.

245쪽 - 이라크 파병은 옳지 않은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당시에도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회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269쪽 - 나는 제왕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거부했다. 장관, 공무원, 헌법기관과 정부기관이 자기 책임아래 주도적으로 자율적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었다.

281쪽 - 내가 대통령이던 5년간 대한민국 언론인들은 최고의 언론 자유를 누렸다. 그들은 자기네가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했다. 나는 다만, 그 앞에서 비굴하지 않은 대통령이고자 했다.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