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책 전반에 걸쳐서 삼성에 대한 진심어린 충고가 묻어난다. 아마도 오해하는 사람들은 김용철이 삼성의 부정비리를 고발하는데 초점을 두지 않았겠나 생각하지만 미묘하게도 그건 아니다. 비리가 개선되어 진짜 글로벌 삼성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읽고 나면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삼성이 이재용까지 무사히 유지될 수 있을지. 불안하다. 지금으로선...

삼성의 비리는 삼성 전직원의 것이 아니다. 이건희와 이재용, 그리고 가신(家臣)들이 부풀려 은닉하고 회장님의 재산을 지켜내느라 고군분투하는 그 것이 핵심인 거다.

간단하다. 그 많은 수조원 이상의 비자금이 삼성 내에서 연구개발을 위해 투자되고 직원들의 원만한 생활을 위해 사용된다면 어찌 지금의 삼성정도에 머물렀을까. 그걸 단순히 삼성의 비자금.. 그 수준에서 인식이 머문다면 안타까울 뿐이다. 정말 .. 안타깝다.

삼성이 진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고 싶다면 더 이상 노조를 무시하느라 생고생말고 어서 대화와 타협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

그리고 삼성의 막대한 로비, 지배력에 찬사를 보낸다.. 부정하게 쓰는 삼성의 정략들은 곧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니. 내가 지켜보겠다. 부디. 썩은 도끼가 발등을 찍는 그날.. 부디.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부디.

박연차를 통한 노무현의 수사와 김용철을 통한 삼성의 수사를 비교한 부분(104쪽)은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비교해보니 더욱 일목요연하다.

이건희 수사

박연차 수사

*혐의 : 정,관,법조계에 대한 불법로비, 비자금 조성 및 탈세

비리규모

매우 큼

작음

로비방법

구조본

본인

구형

1심에서 실형피함

1심에서 실형

수사

김용철 진술 외면

박연차 진술 의존

의심자 소환 전무

지목만 되면 소환조사

해외비자금 수사불가방침

해외비자금 잘 찾아냄

73쪽 - 삼성은 ‘인사에는 장사가 없다’는 공무원 사회의 약점을 이용해 장악했다. 인사권을 쥔 수뇌부에게 집중 로비를 퍼부은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일선 검사들은 로비에 물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133쪽 - 기업의 이익과 나라의 이익이 같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삼성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들은 세계 곳곳에서 공장을 운용하고 나라 밖에서 협력업체를 구한다.

181쪽 - 삼성의 로비문화를 보면 망국적인 입시경쟁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아수 있다 .졸업생이 권력기관으로 많이 진출하는 학교에 자식을 입학시키려는 욕망이 이유다. 그런데 입시경쟁은 거품을 물고 성토하면서 불법 로비에는 관대한 이들을 종종본다.

226쪽 - 이건의 일가가 사치를 하는 것도 허영에 들떠 지내는 것도 자유다. 다만, 개인적인 사치는 개인 돈으로 해야한다는 것이다. 삼성에서는 임직원이 회사돈을 3만원만 빼돌려도 해고된다. 신분이 다르다고 믿는 것은 자유지만 이런 믿음은 믿음으로 그쳐야 한다.

253쪽 -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을 잘 모른다는 것에 대해 이재용은 안타까워하거나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자신에게는 모통 사람들과 다른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이런 그에게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생각이 통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못 할 짓이 없어진다.

271쪽 - 황제식 경영이 통하기에는 삼성의 규모가 너무 커졌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전자, 조선, 병원, 보험, 증권 등 모든 산업에 리더십을 행사할 순 없다. 그리고 총수권이 세습될 경우 뛰어난 사람이 물려받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무능한 사람이 삼성을 이끌게 되면 우리 사회가 위험해진다. 위험을 방치해야 하나?

346쪽 - 삼성은 생산 현장, 임직원들이 흘린 땀의 대가를 빼돌려 정치인, 관료, 법관, 언론인, 학자를 매수했다. 벽돌 한 장 생산하지 않고 백 원 하나 벌어본 적 없는 자들이 왕처럼 군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저지른 비리였다.

386쪽 - 현실이 절망적이라는게 희망을 포기할 이유는 될 수 없다. 체념과 냉소를 전염시키는 일 역시 부패의 공법이다. “다 그런거지”라는 말 속에 부패는 관행이 되고 결국 거스를 수 없는 구조가 된다.

403쪽 -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거짓말까지 한 천성관은 호의호식한다. 반면 김이태 연구원처럼 양심에 따라 진실을 알린 사람들은 권력에 의해 심한 고초를 겪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런 모습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423쪽 - 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던 날, 어느 경제지는 “삼성특검, 고민 끝 ‘경제’선택”리라는 제목을 달았다. 재벌의 잘못을 덮어주는 게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잘못되었다. 반칙과 특권, 비리를 공권력이 용인하면 시장 질서가 무너지고 결국 경제가 망가진다.

448쪽 - 정의가 패배했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정의가 이긴다”는 말이 늘 성립하는 게 아니라고 해서 정의가 패배하도록 방치하는 게 옳은 일이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