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에서 왕따가 당하는 아이가 있으면 얘들의 행동은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선동하여 괴롭히든지 아니면 그 아이와 엮이지 않으려고 거리를 둔다. 나는 후자 쪽이었다.
 내가 초등학교 때 같은 반에 왕따가 있었다. 왕따 당하는 애를 보면서 ’쟤가 잘못한 게 있어서 얘들이 저러겠지’
’난 걔한테 아무 짓도 안 했잖아’’나한텐 아무 잘못이 없어’ 라고 생각하며 그 애를 아예 없는 사람인 것처럼 무시하며 아무 거리낌 없이 지냈다. 
 그리고 몇 달 뒤 그 아인 전학 갔다. 
난 그때까지만 해도 나의 행동들의 아무런 거리낌도 죄책감도 없었다.난 걔한테 아무 잘못도 안 했으니까. 
그러다가 몇 년 뒤 난 전학을 갔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나는 먼저 다가가서 친구 사귈 방법을 몰랐고 어쩌다 보니 얘들한테 왕따 취급을 받았다.
  괜히 시비를 걸거나 하는 얘들도 있었는데 걔네 들은 상관없었다.
그 얘들은 내가 숨쉬는 거에도 재수없다 는 이유를 붙일 수 있으니까, 쓸데없는 말들이니까 무시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날 더 짜증나게 하던 건 그냥 침묵하던 얘들이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아이들, 방관자, 옛날에 나의 행동. 그 행동들이 나를 더 비웃는 거 같고 내 자존심을 긁었다.

나는 내가 왕따가 됨으로써 그때의 그 애의 시선으로 반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내가 감상한 아이들의 모습은 착한척하는 위선자. 그때의 그 아이도 나에 대한 감상은 위선자였을까?

결국 누가 나빴다 잘했다 할 것 없이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다 가해자 인 거다.

책에서도 보면 방관자들은 왕따에 아무 관심 없어 보이는 척 하면서 가해자와 같이 즐기고

나중에 책임을 회피하려고 왕따를 신경 써주는 척 걱정해주는 척 한다.

생각해보니 나도 그랬었던 거 같다.

한때 친구였던 애가 따돌림 당하는걸 지켜만 봤으면서 문자로는 그 친구의 편이 되어준다.

그리고 학교에 가면 난 또다시 방관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반성과 깨달음을 얻었다.

사람이 왕따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왕따가 사람을 만들어낸다는 것과 왕따를 당하는 이유가 있어서 왕따인 게 아니라 왕따 이여서 이유가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만약에 반에서 왕따가 생긴다면 난 그 애의 친구가 될 것이다.
왜냐면 그 앤 재수없게 장난감이 된 것 뿐이니까, 그런 지독한 장난을 같이 할 필요는 없다.

성안중학교 2학년 11반 금혜린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