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음악에 열정을 쏟지 않았던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나도 한때는 청송대라 불리던 캠퍼스 계단에 걸터앉아 무반주로 목청껏 노래를 불러도 부끄럽지 않던  스무살의 날들이 있었다 비틀즈를 사랑했고 YES라는 동아리 멤버였으며 ........지독히 애절했던 사랑경험을 한 보통의 청년시절을  보냈다

이정도면 충분히 감성적이지 않겠나

그런데 요즘 나는 가끔 나이가 서운 할 때가 있다

아들녀석이 좋아하는 노래라도 따라 부를라치면 아들녀석은 질색을하며

노래를 왜 가곡처럼부르냐고  놀려대고

언제부턴가 회식자리에서 노래라도 부를 일이 생기면  나도 모르게 지나간 늘어지는 올드 팝송이나 서울탱고를 감칠 나게 부르는 날 발견하면 그게 그렇게 서운할 수 가없다

나이를 먹나 라고 생각 할 때이다

그런 찰나가 요즘 들어 빈번하다

나를위해 음반을 샀던게 언제 였더라

기억을 헤집어도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고참을 위해 부대로 들고간 변집섭의 가요 테잎이었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소위 말하는 가장의 이름으로 바쁘게 지낸날 부터인가?

점점 나이와 음악이 어울리질 않았다

자의반 타의반(아내와 아들을 위해 산)으로 몇 개의 클래식음반을 제외하면 말이다

인터파크광고에서 킹즈 싱어즈가 발표한 새앨범의 샘플을 듣는순간 망설임이 없이 음반을 신청했다

41살이던 징그럽게 더운 어느날 말이다

음반이 도착하고 여러날 오후 내 킹즈 싱어즈의 음악을 들으면서 보냈다

아는 노래가 나오면 기어코 따라 부르던 나임에도 잘 아는 낯익은 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에도 단한음절도 감히 따라 부를 수 가 없었다.  입가가 마비라도 된듯이 말이다.

흘러나오는 소리가 멈출 때까지 그저 귀만 기울이고 있었다. 

소리가 아름다웠다.

내가 아는 곡들이 맞나?

몇 번을 의심했다.

비틀즈나 퀸을 사랑했던 젊은 날의 감성이 아니어도 이대로 충분히 아름다움을 느꼈다

성가대의 합창이나 소년들의 중창을 들으며 소름이 돋아나던 어느 날 처럼 사람에게서 나는 소리가 이토록 근사 할 수 있을까 나는 감동하고 있었다.

성 베드로 성당에서나 울릴 것 같은 울림의 소리가 내가 아는 어떤 노래 소리의 한부분과 섞여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집이 맞나 하고 느낄 정도였다.

클래식처럼 무겁지도 않고 팝처럼 가볍지도 않은

이 느낌을 글로 전달할 수가 없어서 참 안타까울 지경이다

요즘 들어 쏟아지는  음악들은 내겐 너무 어렵다

아무리 흉내 내려고 해도 나이와 맞지 않은 느낌이 드는 그럴 때가 있다

우리나이에 젊은 애들 노래를 좋아하면 괜스리 주책맞다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나이와 상관 없이 킹즈싱어즈의 음악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소리의 울림을 전할것 같다.

누군가의 노래가 울리고  알맞게 퍼지는 악기같은 소리들

기계음이 내는 방해감 없이 노래 소리를 돋보여 들리게게 하는 조심스런 화음

마치 하나의 소리 같은 이런 느낌을 받고 또 들으며

킹즈 싱어즈의 소리에 마음을 놓고 있기를 반복하며 하루는 반나절 내내 듣기도 했다

내가 음악에 해박 사람이 아니어도  킹즈 싱어즈의 소리와 을림이 음악으로 퍼지면

아카펠라처럼 하나됨을 느낄것 같다

킹즈 싱어즈의 노래가, 소리가, 그 어울림들이 하나가되어 나를 감동시킨다

제것 하나 없는 설움에서 벗어나기라도 한듯 참 반가운 음악이다

제목에서처럼 선물을 받은것 같은 이 기분 좋음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린다면 좋겠다

귀에 익으면 따라 불러도 근사 할 것 같다

내가 아무리 큰소리로 이 소리들을 흥얼거려도 눈치가 보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 나이의 친구들에게 잘난 체하며 이 음악을  소개해볼 작정이다

이들의 음악이 얼마나 근사했는지 계집아이처럼 너스레라도 떨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