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아서는 정말 아이를 굶기고 싶다.

너무 무책임하고 잔인한 말일까.. 오늘 하루 우리 아이가 먹은 먹거리를 생각해보면 정말 이게 올바른 식생활을 하고 있는건지 단지 엄마의 역할이 부족해서 아이가 적정하지 못한 먹거리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것인지 의문이 간다. 난 참 아이에게 무딘 엄마인가보다. 여느집의 엄마처럼 삼시세끼를 손수 유기농 반찬으로 만들어 5대영양소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아이의 밥상을 차려주지도 못하고 특별히 선택된 유기농 과일이나 야채를 먹이는것도 아니고 손수 쿠키나 빵을 집에서 만들어가며 아이들에게 간식을 제공해주는 그런 엄마가 못된다.

 

'먹을거리 걱정없는 기적의 아이밥상'이라는 제목을 보고 끌렸던 이유가 바로 아이에게 그러한 밥상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엄마의 죄책감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몇해전 지인의 추천으로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처음에 그 제목을 보고 '뭐 이런 제목이 다 있담..아이를 굶기라니.. 말도 안돼'라며 의문감에 그 책을 보게 되었는데 그 책을 보고 있자니 도대체 하루하루 우리가 먹는 음식을 믿고 먹어야하는지 참 난감해졌다. 그래서 그 이후에 한동안 마트에 가서도 바나나를 사면서도 '이건 방부제에 아예 바나나를 담근다고 했지..안돼', 햄이나 어묵류를 들었다가도 '이건 화학첨가물이 많이 들어있다고 했지.. 이것도 안돼' 뭐 도대체 장바구니에 담을수 있는건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야채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댁에서 가져다 먹는다고 하지만 채소만을 먹으면서 살수는 없는데 말이다..

 

'거친음식이 몸에 좋다. 슬로우 푸드와 로컬푸드를 선택하라'라는말을 많이 듣게 된다. 거친음식은 포만감을 많이 주고 거친음식은 당수치를 빨리 높이지를 않아서 건강상에도 좋다. 그래서 우리 밥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밥을 가능하면 도정을 많이 거친 백미보다 보리와 현미가 많이 섞인 밥으로 바꾸고 그렇게 먹은지 1년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집 밥상이 아닌 다른곳에서 백미로 된 밥을 먹으면 밋밋하고 싱거운듯한 느낌마저 드는것이 우리 밥상에서 단한가지라도 변화를 주었다는것이 내심 뿌듯함마저 든다.

 

요리를 잘 못하는 나에겐 어쩌면 더욱 반가운 '거친음식'들이다. 반찬이 거칠어지려면 우선 재료의 본모습에서 변화를 많이 주지 않고 또한 추가되는 양념을 최소화하는것인데 요리에 일각연이 없는(?) 나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순 없지 않을까...

이책에서 거친음식 레시피를 제시해주는것을 몇가지 따라하며 아..이렇게 해도 건강한 음식을 요리해서 먹을수 있구나 새삼느끼게 된다. 매일 먹는 밥과 반찬에서 우리 아이의 많은 것을 변화시킬수 있다고 한다. 아이에게 어떠한 학원을 보내고 어떠한 학습지를 시켜야 우수한 아이가 되는지 고민하기보다 그 먼저 우리 아이의 밥상을 고민해보는게 더 먼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