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환, 『육육삼십육』, 웰브랜드, 2007.

   

  이 책의 부제는 ‘행복에 관한 평범한 가족의 특별한 이야기’이다. 정말 더도덜도 아닌 딱 그 정도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특별히 만들어낸 행복이나 즐거움이 아닌 우리 일상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이면서도 슬몃 행복감에 젖게 하는 특별하고도 일상적인 이야기이다. 말에 모순이 있기는 하지만, 특별하고도 평범하다란 말 외에 달리 마땅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작중 인물은 엄마 평말숙, 아빠 나메기, 딸 마토(대충 그린듯해도 마토는 상당히 귀엽다.) , 친구 볼태기, 스트라이크 보이, 허삼돌 원장, 귀동이 아저씨, 빵식이 등이다. 그들에 대한 설명은 친절한 작가에게 넘기기로 하고 그들의 삶에, 생활에 눈을 돌려보자.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나름 사이좋게 지내는 쿨한 부부의 이야기. 엄마를 닮아서 성숙한 부분도 많지만 천방지축인 아빠도 묘하게 닮은 딸내미 마토와 관련된 이야기. 병원원장이면서도 감기가 걸렸을 때는 다른 병원에 치료받으려가는 귀여운 허삼돌 원장. 락커의 꿈을 잠시 접고 생활을 위해 학원강사를 하는 빵식이까지. 우리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겨운 소시민의 모습이자 행복한 모습들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림책이라는 점이다. 사실 겉표지만 보고 잘해야 동화책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림책이어서 훨씬 접하기가 쉬웠다. 외람된 말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림 또한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엄청나고 특별한 모습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서두에 언급한 대로 일반적인 삶의 모습과,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아주 쉽고 부담 없는 형태로 그려내었기에 오히려 그 감동의 크기가 커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참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이었다.

* 내 마음대로 밑줄 긋기

 - 엄마와 다정히 앉아 셈 공부를 하던 딸아이가 갑자기, TV를 보고있던 나를 부른다. “아빠, 잠깐만 손 좀 빌려주세요.” - 그래, 손가락이 많이 모자르시겠지. (35쪽)

 - 버스기사 아저씨 : 아이들 몇 살이에요?

   그 엄마 : 초딩 하나, 중딩 하나요. (43쪽)

 - 하고 싶은 건 하나도 못하시면서 하고 싶은 대로만 하신다. -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엄마. (53쪽)

 - 이름하여 서동요 프로젝트. 하! (1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