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번 읽고 바로 덮을 수 없는 책이었어요.
왜냐면 읽고 나면 내가 놓친 부분이 어디였는지 샅샅이 살필 수 밖에 없거든요^^*
엄마가 이랬으니 울 아이들 "잠시만~"을 외치며 앞으로 앞으로 책장을 넘기며 멜론의 행방을 하나 하나 찾더군요. 

할머니 제삿날 딸 부자 가족이 시골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어요.
시골에는 멜론을 무지 좋아하는 친구네 가족 말고도 작은아빠 가족, 고모랑 고모부가 와요.
작은 엄마가 멜론4개를 사오면서 이야기는 멜론에 호시탐탐 눈독 들이는 친구 이야기로 때쟁이 현준, 현서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저녁에 제사 끝나면 멜론을 준다며 밖에 나가 놀아라는 엄마는 혼자 일을 다하는 듯해 그림을 보는 내내 작은엄마는 "뭘 하길래~"라는 생각으로 유심히 작은엄마를 살펴보게 되더군요.
진주목걸이와 아들 왕건이로 어깨에 힘을 준 작은엄마는 할아버지께 선물을 내밀며 담소 나누기에 바쁘더군요.
주인공 친구가 밖에 나갔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멜론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자 멜론 먹고 싶어하는 친구 마음을 몰라준 가족에게 화가 단단히 나 얼굴이 불타는 고구마가 되었어요.
하지만 친구는 행복한 미소로 멜론을 끌어 안고 집으로 향할 수 있답니다. 
멜론이 어디서 생겼는지 이것까지 이야기하면 재미없을 듯해요. 이것은 책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이 책에서 아들 있는 돈 많아 보이는 작은아빠 가족을 대하는 할아버지 태도가 저를 슬프게 하더라구요.
집으로 돌아가는 풍경 역시 바리바리 쌀, 배추, 간장, 참기름을 챙겨가는 작은아빠와 고모네를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일은 도맡아 다하고도 "잘했다. 힘들었지!"라는 말 한마디 듣기 어려울 듯한 친구네 가족은 쌀과 참기름이 전부라 보는 제가 민망하더군요.
아직 아이가 어려서 남아선호사상을 풍자한 부분까지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멜론 이야기가 재미있다며 친구의 불타는 얼굴에 웃음을 짓는 현준, 현서에 만족합니다.
웃음 뒤에 숨은 날카로운 풍자가 ’과거 내 부모가 이런 시대를 살아겠구나~’ 싶어 애잔한 마음이 밀려오네요.
전해숙 작가의 데뷔작 <메론 먹고 싶어!>는 유쾌하면서도 의미있는 여운을 남겨주는 글과 그림이라  다음 작품 역시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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