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통해 몽환적인 신비로움으로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손주에 대한 사랑을 잔잔하게 잘 표현해 놓았은 글입니다.

산이는 노랑나비를 잡으려고 살금살금 쫓아가다보니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큰 길을 건너, 억새밭을 지나 누런 들녁을 가로질러 어느 포도밭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산이를 걱정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요. (아마 할아버지가 산이가 길을 잃을까!, 다칠까! 조심조심해라고 속삭였나봐요.^^)
나비들 춤추고 산이도 원두막에서 뛰노는 그곳에서 산이는 낯선지만 어디서 본 듯한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산이처럼 실눈, 주먹코, 넓적 둥글 할아버지는 바로 산이 할아버지랍니다.
산이는 사진으로만 보던 할아버지를 직접 만나게 된 것이지요. 
"우리 집에 할아버지 사진이 있어요." 라는 산이 말에 
"허허, 할아버지도 산이를 늘 지켜보고 있단다."라는 말이 작은 감동을 주네요.

산이는 할아버지 지게를 타고 나비들이 훨훨 날아올라  만들어 준 하늘다리를 건너갑니다. 
산이는 할아버지 콧노래를 들으며 스르르 눈을 감습니다.
고향 마을 여행이 힘들었는지 할아버지를 만나서 안심이 되었는지 산이는 할아버지의 포근하고 따뜻한 사랑을 느끼며 쌔근쌔근 잠이 들었네요.
하늘다리가 끝나는 곳, 바로 산이 방입니다.
이제 산이와의 만남을 끝내야 하는 작별의 순간이네요.
할아버지가 산이를 침대에 뉘이며 오늘 산이가 갔던 곳이 고향 마을임을 이야기 해 주며 손주와 작별을 합니다.


누군가 날 염려하고 지켜봐 준다는 사실이 얼마나 가슴 뿌듯한 위안이 되는지 생각해 봅니다.힘들고 어려운 순간 생각 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임종의 순간 옆을 지켜 드리지 못했지만 저 역시 사랑하는 할머니가 있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잔잔한 감동에 추억을 떠 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게 되네요.
아주 가끔 제가 할머니 보고 싶어 운다는 것 알고계시죠. 할머니가 끓여 주셨던 니맛도 내맛도 없는 카레가 그립습니다. 

현서가 이책을 좋아해서 자주 들쳐 보네요. 나비 그림과 똑 닮은 산이와 할아버지 얼굴 보는 재미가 솔솔한가봐요.
올해 아흔의 할아버지가 광양에서 매일 새벽기도 나가시는 것 현준, 현서는 알고 있니? 할아버지, 할머니 전화 목소리라도 자주 들려주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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