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오랫동안 나의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있던 책이다. 중국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한국에 출판되서도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던 책이다. 하지만 왜인지 이 책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고,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읽게 된 책이다.

사실 처음 감수자의 글에서 이 책을 '팩션(faction)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겉보기엔 경제를 다룬 객관적인 책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 1장을 어느정도 읽는 순간부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했다. 이 책은 상당부분이 그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는 근거들을 바탕으로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과연 사실일까?'란 생각과 함께 '이거 소설 같은데'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들이 믿기 힘든 부분이 있음과 동시에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사건들이 배후의 권력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라는 것을 믿기 싫은 마음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 책은 한편으론 거대한 음모론을 다룬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저자가 나름의 논거들을 바탕으로 전개했지만 말이다.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들도 많았으나, 한편으론 의구심이 커지는 부분도 많았다.

아직까지 내 안에서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의되진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어느정도 확신하는 것은 이 책에 오랜기간 동안 손이 가지 않았던 만큼 '화폐전쟁 2, 3, 4'에도 상당한 기간동안 손이 쉽게 가진 않을 것이란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