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 그 특유의 감성적이면서도 따뜻한 힐링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사실 그녀가 설정하는 등장인물들은 결코 평범하거나 따뜻한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인물들과 그들의 주변 상황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그려내는 것이 요시모토 바나나의 장점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사우스포인트의 연인'도 담담하지만 따뜻한 느낌이 담겨있는 소설이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들이지만, 그들에게 닥친 일들은 일종의 시련이지만, 그 시련과 상황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어 좋았다. 또한 읽으면서 뭔가 힐링 받는 느낌을 받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 언제나 특유의 감수성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일본 3대 여류작가로 뽑히는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그리고 야마다 에이미 중에서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작가는 에쿠니 가오리인 듯 싶다. 하지만 내가 그 셋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요시모토 바나나이다. 둘다 담담하면서도 감수성이 풍부한 문체를 지니고 있지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이 좀더 따뜻한 느낌이라서 좋아한다.

아직까지 내게 있어 요시모토 바나나 최고의 소설은 '키친'이다. 1988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좋은 책은 시대를 넘나드는 법. '사우스포인트의 연인'은 '키친'에 비하면 살짝 아쉬운 점도 있지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실망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