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몰아치는 어느 추운 겨울날.
가마를 타고 가던 꼬마아가씨가 눈밭에 맨발로 오들오들 떨고 있는 한 거지소년을 보게 됩니다. 
가마를 세워 내린 꼬마아가씨는 절뚝절뚝, 오른다리를 절며 소년에게 걸어가 꽃신을 벗어 내밀지요. 
꼬마아가씨의 고운 마음에 감동한 거지 소년은 이른 봄 갖바치네 집을 찾아가 신발 만드는 배우고 싶다 간청을 합니다. 
편안한 신발을 만들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소년의 말에 갖바치는 다견해하며 신발 만드는 법을 가르치게 되지요. 
소년의 이름은 디딤이, 갖바치 하기에 정말 좋은 이름이었지요. 
십년의 세월이 흘러 디딤이는 어느덧 주위에서 인정받는 갖바치가 되었고, 사람들의 발을 사랑하게 됩니다. 
발병이 난 이에게는 발이 편한 발말을 지어주고, 성격이 급해 신발이 빨리 닳는 상인에게는 배악비를두둨하게 붙여 튼튼한 태사혜를 만들어 주었죠. 
그러던 어느날, 디딤이는 드디어 자신에게 신발을 선물했던 꼬마아가씨를 만나게 됩니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 곧 혼례를 치르게 된 아가씨는 그날만이라도 다리를 절뚝거리지 않고 똑바로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말하지요. 
그날부터 디딤이는 아가씨를 위해 최선을 다해 신발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흠이 없는 매끄럽고 튼튼한 가죽과 빛깔 고운 비단을 구해  비단에는 아름다운 수를 놓고 가죽위에 비단을 붙이고...
한땀한땀 정성스레 꿰매서는 신 모양을 잡아 오른쪽 신발 안에는 티 나지 않게 굽도 만들었답니다. 
원래 꽃신은 오른쪽 왼쪽 구분이 없지만 절뚝이는 아가씨를 위해 오른쪽 왼쪽 구분해 선물을 한 것입니다.
시집 가는 날, 아가씨는 흐트러짐없는 걸음걸이로 걸을 수 있었으며 디딤이는 어릴적 아가씨가 주었던 꽃신을 가슴에 품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답니다.

 내용 뿐 아니라 그림에서도 한국의 미가 감탄스러울정도로 탁월하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보면볼수록 정말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갖바치라는 전통 가죽신을 만드는 장인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었지만 아름다운 우리의 신, 한복, 혼례모습까지도 한권의 책으로 감상할 수 있어 굉장히 만족스러움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답니다. 
개인적으로는 내심 아가씨와 디딤이가 좋은 인연을 맺길 바랬지만 당시의 신분제 사회제도가 그대로 반영된 아가씨의 행복을 먼 발치에서 빌어주는 디딤이의 모습이 적잖이 애뜻하게 느껴졌답니다. 
하지만 곱디고운 아가씨와 디딤이의 품행을 통해 아이들은 은혜를 베풀고 보답할 수 있는 예쁜 심성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그림책 속 당시의 사회 신분제도도 간단하게나마 짚어줄 수는 의미있는 시간도 되겠지요. 
이야기 뒤에는 갖바치와 신발에 대한 보다 깊이있는 정보가 실려있습니다. 
신발장인이라는 생소한 순우리말 갖바치에 대해, 그리고 옛날 신발의 명칭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았지만 신발 종류에 따른 그림설명이 덧붙여졌다면 더욱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이 조금은 남네요..

꾼장이 시리즈, 한권한권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잊혀저가는 옛전통문화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데 이야기를 통해서는 감동을, 그림을 통해서는 한국의 아름다움까지도 함께 얻을 수 있기에 매번 감동과 감탄을 하게되고,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은 맘이 샘솟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무척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