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7살이 되자마자 태권도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을때의 일입니다. 
항상 옷을 입혀주긴 했지만 굳이 옷입고 벗기를 가르치지 않아도 본능으로 알고 웬만큼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옷 입고 벗기를 가르치지 않고 학원엘 보냈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옷위에 그대로 도복을 입고 돌아오는 것입니다. 
"야, 날씨도 더운데 옷을 벗고 도복을 입어야지, 두개씩이나 껴입으면 어떡해??"
"왜, 그러면 안돼? "
땀을 비오듯이 흘리는 아이인지라 다음부터는 꼭 옷을 벗고 도복으로 입으라는 저의 닥달에 아이는 그제서야 속마음을 얘기했었네요.
"옷입고 벗는게 너무 힘든데..." 
아이의 대답이 저에겐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맞다. 얜 아직 어린 아이인데 옷입고 벗는 것이 힘들 수도 있지, 내가 왜 진작 그걸 가르쳐주지 않았을까.... 
아이를 한참이나 다그친뒤에야 얻은 뒤늦은 깨달음이었습니다. 
그 뒤부터는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방법을 가르쳐주려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그게 생각처럼 참 쉽지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굉장한 인내와 열정, 끈기가 필요함을 너무나도 자주 깨달으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저로서는 크나큰 좌절을 하루에도 몇번씩 맞보곤 하는데 이 생활도감을 만나고나서야 조금이나마 한숨을 돌리고 안도해봅니다. 
아주 사소한 일상에 대한 정보까지 꼼꼼하게 모두 담아내고 있기에 미처 아이에게 일러주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아이가 스스로 찾아볼 수 있겠다 싶은 것이 이 책 한권이면 부모로서 아이에게 사소한 정보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가르쳐주고 일러주어야한다는 부담감을 크게 줄여주기에 참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생활도감이라기에 취학전의 유아도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 형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쓰여져 있을거란 기대와는 크게 어긋나는 내용과 구성이었습니다. 
어른 도서를 방불케하는 작고도 두꺼운 페이지의 책의 사이즈에 한번 놀라고 이런걸 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요리에서 세탁, 청소, 정리정돈, 응급처치에 이르는 등 일상에서 행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행동에 대한 내용과 방법을 담아내고 있었기에 어른에게도 무척이나 유용한 자료가 대부분이라 내용의 정교함에 또한번 놀라움을 느꼈었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책이지만 작은 글씨로 꼼꼼한 내용이 빼곡하게 적혀있는지라 내용에 있어서는 유아에게 좀 어려운 부분이 많을 수 있겠지만 그림자료가 상당히 풍부하기에 그림만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참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유아들도 포용할 수 있을만합니다. 
실제로 7살, 8살이 된 저희 아이들이 보고는 굉장히 흥미로워하고 재미있어했거든요. 
맞벌이 부모로 인해 혼자 지내는 아이들 또는 집안일이 익숙치 않은 어른들에게 실생활에 있어 크게 유용할 책입니다. 
모든 내용이 인상적이었지만 그중에서도 한복입기, 넥타이 매기가 제게는 참 유용한 정보입니다. 
매번 한복을 입을때마다 누구에게 묻기도 민망하고, 때마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옷고름 매는 것을 배우는 것도 귀찮았었는데 이 방법을 고스란히 책에 실어놓았으니 필요할때면 언제나 손쉽게 꺼내볼 수 있으니 정말 만족스럽다는 생각입니다. 
어른, 아이를 막론하고 스스로 똑부러진 생활을 하고 싶다면 이 생활도감 꼭 구비하시길 바랍니다. 
부모로서 아이를 혼자 집에 둘 일이 생기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이럴때 특히 유용할 것입니다.
게다가 너무 사소한 일이라 주변사람에게 물어보기가 곤란하셨던 분들, 꼭 한번쯤 이책을 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