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폭력의 역사는 인류사와 함께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오래전 국사 시간에 배운 적이 있던 고조선 8조법을 떠올려본다. 폭력의 흔적을 거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폭력사회'는 그런 폭력의 기나긴 역사의 일부분을 다룬 책이라고 해야할까? 

차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리고 제목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이 많이 불편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그동안 배워왔고, 읽어왔던 역사의 한 파트였던 게 분명했지만 슬그머니 넘어가야 했던 그 폭력적인 요소에

줌 인하고 있는 책인지라 때로는 흠칫 놀랐고, 몇번이나 책장을 탁하고 닫아야만 했었다.

저자의 논조는 시종일관적으로 감정이 다분히 배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어조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를 더욱 비정하고 만들어버린다. 

그러한 그의 글에서 폭력의 실체에 대해 단정적으로 내린 결론을 읽고있자면, 그런 결론을 내리는데는

방대한 폭력의 데이타 베이스가 그 근거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의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폭력의 역사는 언제 끝이 날까. 얼마전에 본 '아바타'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우주 저 편으로 갈 수 있을만큼 기술적으로 진보한 인류가 머나먼 행성 판도라에서 자원 채굴을 위해

폭력이라는 수단을 어렵지 않게 선택한다. 나비족을 비하하고, 나무를 불태우고, 그들에게 무지막지한 폭력을 가한다.

영화 속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냥 지어낸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 이 책을 읽어서이기 때문일까.

폭력의 역사는 이러이러했고, 지금도 자행되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는 취지로 이 책이

씌여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했기 때문에 더더욱 폭력에 반대해야 한다는 게 아닐까라고

나름대로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고리를 끊어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을테니까 좀 더 많이 분발하고 각성해야 한다는 게 아닐까. 분명 그럴거라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