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 지금, 여기가 파리라면 참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던 것 같다.

오늘은 이 코스로, 내일은 저 코스로...그렇게 13가지 코스를 다 걸을 수 있다면 파리에 대한 기억이

지금보다는 다정다감해지지 않을까. 파리를 발걸음으로 누빈다면 이제 그냥 파리가 아니라,

걷고 또 걸었던 어느 해의 파리가 될테니까. 그렇다면 파리를 좀 더 다양한 수식어로 표현해 낼 수 있지 않을까.

각 코스가 1시간에서 3시간 정도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고 하니 -내 걸음으로 5시간이 아닐까 싶기는 하지만-

체력과 상황에 맞게 여유 있는 선택지에서 그 날의 여행루트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다.

이 정도면 길은 안 잃을 것만 같은 지도도 첨부되어 있고, 코스에 따라 이런저런 현지 정보와 알아두면 산책이 더

새롭고 다채로워질 게 분명한 설명들을 곁들이고 있어서 여기가 파리가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다음에는 이 거리를 꼭 걸어봐야지 계획도 해보고, 편안한 신발을 신고 씩씩하게 거리를 걷다가

발이 아프면 카페나 티 룸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걸 떠올리다보면 상상만으로 흐믓해진다.

여행이라기 보다는 산책에 가까운, 산책이라기에는 너무나 여행같은 13개의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파리를 여유있는 발걸음으로 걷는다면 그 도시는 어떤 모습을 나에게 보여줄까.

지금까지와는 또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기대하고 된다.

지금 파리로 향할 수 없어서 아쉬워지게 만드는 책이었지만, 이 책은 분명히 다음번 파리여행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만 같다. 그리고 파리에 가면 반드시 많이 걸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