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수프 시리즈 중 5번째로 나온 감언이설을 읽었습니다.

평소 인문학에 관심은 많았지만 쉽게 접하기가 두려운 것 또한 사실이라, 어떤 책을 읽어야 인문학을 쉽게 받아 들일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읽게 된 감언이설은 인문학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저자의 평소 소소한 이야기와 함께 인문학적 요소가 들어가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가장 생각이 많이 나는 부분은 아무래도 첫번째 이야기인 "책은 집에 없었다"입니다. '교수님이신데 책이 집에 없다고? 말도 안돼' 하며 의아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서재를 한 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서재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책꽂이지만 제가 평소 좋아라 하는 소설들을 하나 둘씩 모으다 보니 저에게도 스승이 되어 내곁에 다가온 소설가가 있는가 하면 그 시절에 좋아했지만 지금은 마음 속에서 떠나고 없는 소설가들도 많았습니다. 어렸을 때와 지금 현재를 비교해보니 확연히 차이가 날만큼 독서 취향도 많이 변해갔지만 그와 비례해서 책꽂이 속의 책들이 하나씩 쌓여갈때마다 그만큼 마음도 공허해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서재에 책이 꽂혀 있다고 해서 진정한 제 책이 되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미치게 여러번 정독하고픈 책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습니다.  

 

 감언이설을 읽다보면 여러 인용문들이 나오고 고사성어도 많이 나와 중간 중간 그 단어 뜻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자분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인문학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내가 평소 생각했던 인문학에 대한 관점과 다소 달라 의아해하면서도 그렇구나!하며 납득이 되어 진정한 인문학이란 무엇일까란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글을 써보는 것이 새삼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시각적인 것이 눈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빨리 습득하고 싶은 마음에 글에서는 점점 멀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각적으로 본 것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뜻은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물론, 글쓰기로 모든 것들을 다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그 글쓰기 안에 들어 있는 내용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존재할때야 비로소 진정한 예술 작품이 탄생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책을 빠르게 다 읽는 것보단 늦더라도 곱씹어 보면서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주는 책들이 마음에 더 깊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소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통들어 들어있는 이 인문학서를 저처럼 아직은 인문학에 대한 깊은 개념이 없는 분들에게는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