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미래인가?” 이 질문 앞에서 잠시 생각을 멈춰본다.

이 질문 속에는 ‘지금까지 우리는 누구를 위해 살고 있었는가?’ 라는 질문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물론 우리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까지 깔려 있는 듯하다. 사이보그가 인류를 점령하고 감성은 약에 의해 조절되고 인간은 뒷방 늙은이가 돼야하는 미래는 누가 만든 것인가? 그리고 그런 미래는 과연 공상에서만 가능할 것인가? 이런 어두운 전망 속에서도 나는 앨빈 토플러의 미래에서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혹자는 앨빈 토플러는 우리나라에서만 유명하지 다른 선진국에서는 쳐주지도(?)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선진국에서 쳐주는 미래학자들은 과연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다행이다 싶은 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쳐주는 미래학자가 애빌 토플러라는 거였다. 잘만하면 우리 앞에 괜찮은 미래가 있을지도 모르는 여지를 읽었다. 그의 미래는 이상주의적이기까지 하다. 그대로 믿자면 희망이겠으나 그가 늘 희망적 미래에 전제하는 것은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런 미래를 거저 주지 않는다.’는 거다. 마치, 모든 훌륭한 명제 앞에 따라 붙는 조건처럼. 그 조건이 허락되지 않는 다면 결코 어떤 사상도 수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처럼.

 

이 책은 미국의 좌파 언론인 사우스엔드프레의 멤버들과 토플러의 인터뷰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초판이 2012년 10월에 발행되었으나 최초 출간은 1983년이다. 이미 30년 전에 예측된 미래라는 것이다. 그가 30년 전 예견한 미래는 지금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있고 아직 도래되지 않은 것도 있다. 놀라운 것은 그가 30년 전에 예측한 미래가 지금 우리의 삶 속에 있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미래는 과연 누구를 위한 미래인지 천천히 따라가 보자.

 

제1부의 ‘예견’은 우리 사회의 경제적 격변, 노동의 미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견해, 정보화 시대의 의사결정, 성과 여성 등 역할의 혁명, 인종과 권력, 그리고 문화에 대한 전망, 일본에 대한 잘못된 신화를 주로 다루고 있다.

 

제2부는 ‘전제’는 토플러 개인의 삶에 대한 조명들이 주를 이루며 미래예측에 대한 모델과 그 변화의 뿌리에 대해 소개되었다.

 

내 식으로 풀기보다 그가 펼치는 내용 중 발췌한 부분들을 그대로 옮겨보겠다.

 

‘지역’과 ‘지역 내의 지역’

[국가 차원의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오래된 수단들, 그러니까 중앙정부에서 입안하는 경제 계획을 비롯하여 중앙은행을 통한 통화 공급량 조절이나 세금 제도 같은 것들은 제조업 중심의 대량생산 경제하에서는 효과적이었는지 몰라도, 더 이상은 아닙니다. 그러한 수단들은 각 지역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탈대량화시대의 경제를 다루기에 이와 같은 낡은 수단들은 정교함이 크게 떨어지고 적절한 대안을 내놓지도 못합니다.] p41

 

 

지역사회의 소규모 문화공연의 주요 수요자, 종교, 정치, 동아리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에 생기를 불어 넣게 되는 것.

 

앞으로는 재택근무형식의 개인사업자들을 늘어날 것이다. 회사에 하루종일 있다가 퇴근하여 텔레비를 보는 사람보다는 재택근무후 저녁시간에 지역사회나 친구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인간적인 처사가 될 것이다. 이것은 아주 강력한 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근거 ) 에너지 사용비용의 증가(출.퇴근 교통비 등) 로 임금 증가 요구

출.퇴근은 시간낭비, 창의성의 상실, 재생 불가능한 화석연료의 소모, 환경오염, 교통체증 등 비용의 증가.

 

토)진보적 논리의 사회가 아닌 다양성이 극대화된 사회

노동자의 개념도 변하고 있다. 많은 것을 배웠고, 높은 수준의 지식과 정보를 갖춘 혁신적인 노동자. 개성이 뚜렷하고 개인적인 성향을 지닌 노동자들이 오히려 더 선호되는 사회로 변화. 이들은 노조의 가입을 당연시 하지 않으며 자신들만의 새로운 단체를 만들길 원한다. 새로운 단체는 획일화된 집단행동이 아니나 사회적 교류를 위한 단체가 될 것이다. 이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다면 노동조합의 구조와 행동, 이데올로기 등에 중대한 변화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제2의 물결변화가 획일성을 강화하는 쪽이었다면, 제3의 물결변화는 사회적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변화. 자기강화적인 변화.

 

질) 일자리를 지금보다 훨씬 더 인본적으로 만든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런 일자리로부터 배제된다면 뭐가 좋다는 건지 모르겠다.

 

토)직무능력만 중시하는 사회는 비극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재능과 역할을 필요로 하는 것. 앞으로는 사람들의 교육과 재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할거다.

문제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그토록 다양한 기능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 보상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그 어떤 문명도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능에 대해 평등한 보상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저는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저임금은 이루어져야하며 새로운 사회가 보상의 문제에 대해 방치한다면 극심한 사회적 갈등을 격게 될 것이다.

 

프로슈머(prosumer) : 소비자이면서 생산에 기여하는 자

프로슈밍 : 자기 자신의 사용목적을 위해 뭔가를 생산하는 프로슈밍.

정부는 프로슈머들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지원책들을 강구해야 한다. 판매나 물물교환을 위한 생산이 아니다. 공기업을 양산하고 기존의 지원책으로 현재 봉착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은 매우 멍청한 일이다. 사양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을 매우 선별적으로 해야 한다. 공적자금을 활용해 산업구조와 지역경제를 바꿔나가자.

여기서 핵심은 지원이 아니라 전환이다. 산업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양산업에 대한 지원은 감소해야하며 재교육이 필요하다. 모든 사회구성원이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복지를 강화하자는 게 아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생산에 대한 기여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한 많은 말 중에 이 말을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싶다.

 

“나는 유토피아를 꿈꾸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단순반복 업무를 공평하게 나눠 수행하는 그런 이상적인 일터를 상상하지 않는다. 바람직한 사회는 다양성이 극대화된 사회다.”

 

토마스 모어가 펼친 유토피아의 세계. 그의 사후 500년 동안 현실혁명의 중심에 있었던 사상. 공산주의나 아나키즘 등 변혁사상의 기본 모델이었던 유토피아의 시대는 과연 끝나는 것인가? 그가 주장했던 공동체의 삶에 대해서는 토플러의 책에서도 희망처럼 그 자욱이 선명히 남겨져 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단독자로 살아갈 수 없다.

 

세상을 움직이는 방식은 변화되고 있다.

앨빈 토플러를 통해 나는 긍정의 변화를 기대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할 것은 그 미래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촛불을 켜기 위해서는 자신을 불사르는 고통이 따른다. 그 고통스런 번민으로 인하여 나는 요즘 안녕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