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수업 때 과제로 내주셔서 읽은 책이다. 예전에 나온 책이라 서점에는 절판이라 없었다. 온라인 서점에서도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중고책을 사봤다. 비록 오래되어 종이 색은 바랬지만 비교적 깨끗해서 읽기 좋았다.

작가 지아오는 중국 가난한 목수 아버지를 둔 시골에서 출생하였다. 이후 교편을 잡다 사진에 푹 빠져 신문사로 직장을 옮겨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마음껏 찍게 된다. 그런 그가 자신의 부모님을 찍기 시작하고,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사진용 책이 아니란 점이다. 사진에 어울리지 않는 크기와 종이 때문에 그의 좋은 사진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의 사진만 따로 뽑아서 도록을 만들어 팔면 더 잘 팔릴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의 정치, 문화 변화에 대해서도 언뜻 알 수가 있다. 글로서 설명을 해주기도 하지만, 바뀌는 정치, 문화에 의해 두 노 부부의 삶이·인생이 변하였기 때문이다. 목공일을 하던 그들이 논밭을 경작하게 되고, 평생 시골에만 있을 것 같던 그들이 태산에 오르기도 한다.

책 중간에 먼저 죽은 형제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많은 자식들을 낳았지만, 또한, 많은 자식들을 잃었다. 물론 지아오의 부모님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의 고모들 동네 여성들 대부분 똑같은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픔을 가슴에 묻고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단체 사진이 한 장 실렸는데 어찌나 눈물이 날뻔했는지 왜 그런지나도 잘 모르지만 진한 감동을 나에게 주었다.

중국인인 그가 찍은 부모님의 사진이 한국인인 나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그의 부모에 대한 사랑이 나에게도 전해지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