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원래 전문적인 사진작가가 아니었다. 하지만, 훌륭한 사진들로 책을 출판하였다.

그의 사진들을 보면 한마을의 삶을 가까이서 담았다. 어떻게 그는 그들과 가까워졌을까? 그냥 가까워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사진들이다. 그는 대학 때 포구가 있는 어떤 동네 작은 공부방과 인연을 맺었다. 그 동네는 자꾸만 쓰러져 가는 동네였다. 그는 처음부터 카메라를 들이댄 것이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도 하고, 함께 인형도 만들고 집수리도 하면서 그들의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다. 그가 카메라를 든 것은 사진을 찍기 위함이 아닌 쓰러져 없어지기 전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찍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책에 있는 글들은 일기 같았다. 옆집 누구 할머니 앞 집 누구 형 등 친근하게 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운 생활을 사진기에 담아내고 있다. 사진이란 이렇듯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카메라렌즈의 종류는 다양하다. 광각, 망원, 표준, 단 렌즈 등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유동훈 작가의 사진들을 보면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만 찍을 수 있는 단 렌즈의 느낌이 묻어 나온다.

망원으로 사물을 찍게 되면 멀리서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 낼 수는 있겠지만 망원의 특성상 사물은 압축되어 사진에 나타난다. 그리고 광각 렌즈일 경우에는 사물이 왜곡되게 나타난다. 이 책에 있는 사진들은 왜곡 되지도, 압축 되지도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