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읽으면서 와닿는 부분이 매우 많을 듯한
느낌을 줬던 특이한 제목 때문이었다.
세상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짝을 이뤄살고
성은 남녀로만 나뉘니 그저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조건이라면 '사람'이면 되고 남녀 중 어느 한쪽에만
된다면 된다는 편함도 이유 중 또한 하나였다.
처음 제목만 보고는 이 책이
어떤 남자를 주의해야 하는지 여자편에 서서
조언을 주려고 씌여진 책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아마 작가도 여자는 아닐까 아님 패미니스트보다
여자를 더 잘 이해하려고 자신하며 사는
그런 남자일지 모른단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런 예상들은 다 빗나간거 같다.
작가는 남자였고 여성들에게 더 현실적이고
덜 이상적이길 바라는 시각에서 책은 씌여 있었다.
게다가, 제목이 된 '모텔비가 아까운 남자'란 것도
결혼을 앞둔 커플이 결혼을 결심하게 될 때
한쪽은 더이상 둘이 사용하는 모텔비가 아까우니
결혼해서 같이 살자는 사고의 청혼을 하고,
어떤 쪽은 그동안 사귀어 온 세월이 아깝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비슷한 시간과 노력을
또 투자한다는 생각이 부질없고 힘들어보여
결혼을 택하게되는 경우를 가정해
작가의 시각에서 이 2개의 경우를 분석해 본 것이었다.
여기서 잠깐.
과연 작가는 이 2가지를 어떻게 분석했을까?
그는 모텔비가 아까워 결혼을 결심하는 남자를
여자가 좋게 보고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썼다.
도리어, 지나간 시간을 고려하는 결혼 결심하는 쪽은
더 계산적이고 더 식은 관계일 수 있다는 거다.
이런 설명에 난 이해는 되는 쪽이었다.
하지만, 선택지가 된 이 2개의 경우 모두
그리 바람직한 완벽한 예론 안 보였다.
그저, 여러 경우 중 글의 소재를 뽑기 위해
선택된 좁혀진 케이스 일 뿐인데
그 2개의 선택사항만으로 모두가 공감할 만큼
그리 우열을 가릴 만한 상황은 못되는거 같고
명확히 좋고 나쁨도 독자로써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거기에 모텔비가 아까운 경우가
이와 같은 경우만 있는 건 아니지 않을까란
간단한 상식적인 의문도 들었다.
도리어 남녀간의 데이트 비용부담에 대한 접근이
돼 볼 수도 있는 질문에 더 가깝게도 생각됐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특정 글의 수준보다도
전선인간이란 예명을 쓰는 작가에게서 느껴지는
덜 자극적인 연애 카운셀러로 노력하는 느낌이었다.
남녀간에 벌어지는 상황과 감정을 다루고 있지만
직장처세론을 다루는 책처럼 차분함을
사회성을 유지하려고 하는
노력같은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과를 하기 싫어하는 여자가 등장한다.
작가의 지인인데 굳이 여성 자신이 사과를 하거나
시인을 해야하는 상황으로 몰지않고
그냥 덮어두는게 정상 아니냐는 대화를 소개하는데,
이에 대해 작가는 경험과 소신에 의해
차분하게 얘기를 이어가며 모텔비 얘기의 글에서보다
더 공감되는 글을 써낸거 같았다.
특히, 실제 과일 '사과'를 반으로 쪼갰을 때
그 모습이 하트모양과 같다는 식의 비유는
작가가 인용한 것이던 아님 자신의 감수성이 만들어 낸
표현이던 간에 매우 좋은 표현이라 느꼈다.
책을 읽으면 공감과 의문 이것도 아니라면
거부감이 드는 부분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자신의 케이스로 국한시키지 않고
잘 읽어 본다면 모텔이란 제목으로 느껴지는 가벼움 보다는
훨씬 진지한 작가의 생각들을 만나고
동감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