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다, EV-1이라는 차가 있었는지.
제목만 봐도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만한
사라져버린 비운의 전기자동차에 관해
여러 자료와 상황추적을 거쳐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는데,
조금은 지난 이야기임에도 몇번이나 보게 됐던 작품이다.
GM에서 회심차게 만든 이 차에 관해
다양한 각도에서 사라져야만 했던 이유를 추적하고
사용자나 관련자들의 의견을 덧붙여,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하다고 느껴질 만한 전기차가
어째서 더 상용화되지 못했는지 얘기해 준다.
이 작품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쉬움을
절로 갖게 만드는 단계까지 그 내용은 흐른다.
앞서 말했듯 제목의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만한 스토리였고 실제도 그러하다.
사라져야할 운명이였던 이 차에 대해
고집스레 계속 고집하는 사람들이 아직 소수 존재하고,
멀쩡한 채로 수집됐지만 폐기처리 절차로 인해
고철로 납짝하게 눌려져 층층히 쌓여있는 불쌍한 EV-1들도 보여준다.
항상 전기차의 상용화 이슈 때마다 불거지는
배터리 문제라던지 전기차에 관한
상세한 기술적 부분들까지 넓게 다뤄주고
관련된 경제나 정치적인 것들도 추가적으로 실려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영화감상을 떠올리며
가장 아이러니하게 다가오는 건
청정에너지 전기가 과연 청정에너지이며
효율적이기만 하냐는 개인적인 의문점들이다.
여름이면 블랙 아웃을 걱정해야 하는 우리 땅만 보더라도
전기가 편하게 다른 에너지를 대체할 만한 자원이라기 보다는
석유처럼 아껴야 하고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선
위험이나 비용 자연회손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생각을 안해 볼 수 없다.
예전보다 더 기술적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기술적 진행형 시점임에서 드는 역설적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나처럼 이 영화는 복잡하게 볼 필요가 없다.
그냥 전기자동차에 대한 상식을 넓히고
전기자동차 역사의 중요한 한 부분이었던
EV-1에 대한 자세한 발자취를 본다는 취지로
매우 만족스러운 다큐라 보여지니까.
지루하지 않고 흥미있게 볼 수 있을만한 내용과 편집이다.
그러나, 이 DVD의 내용이 더 옛날 얘기가 되기 전에
빨리 봐야 조금이라도 더 유용한 내용을 알게 될 것이다.
DVD 스펙 또한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