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의 거대한 흐름
현재 한국에서는 인터넷혁명과 세대혁명을 두 축으로 하는 거대한 문화혁명의 흐름이 밀려오고 있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고 내려가듯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왜 이러한 흐름이 밀려오는 것일까? 그 흐름 속에는 어떠한 내용들이 담겨있는 것일까? 이 책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저자는 먼저 한국의 지금 상황을 ‘혁명’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이유에 대한 변을 단다. “문화라는 말은 상상, 의미, 감성, 가치관, 정서 등 정신적 영역을 총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문화혁명은 근본적인 문화혁신이 비교적 빠른 기간에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치적 격변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따라서 문화혁명이 꼭 폭력적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기간에 상상력과 가치관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이에 따라 각종 조직, 관습 그리고 생활이 급속하게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그는 현재 한국의 문화혁명은 인터넷에 기초한 새로운 세대의 문화가 부상하여 지배문화로 접근해가고 있고 대신 기존의 주된 상상, 가치관, 의미체계들이 지배문화에서 점차 약화되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월드컵과 촛불시위 그리고 대통령선거
저자는 한국의 혁명적 흐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를 월드컵과 촛불시위 그리고 대통령선거에서 찾고 있다. 그는 그러한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요인으로서 생활환경의 급격한 변화, 역사경험의 세대차이, 인터넷에 의한 의사소통수단의 변화를 들고 있다.

소통수단의 변화가 현재의 문화혁명을 가져왔다.
저자는 후반부에서 변화의 근본적인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각각의 문화소통수단에 따라 문화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즉 구술(입), 인쇄물(책과 신문), TV나 영화, 넷과 같은 새로운 소통수단의 등장은 인류의 정신적 작동원리, 즉 문화의 형성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이들은 정보뿐만 아니라 상상, 미, 정서, 의미, 재미 등을 소통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우리가 세상을 상상하고 인식하고 평가하고 받아들이고 놀고 공감하는 방식을 통째로 바꾸어 놓는다. 문화의 요소들인 생각, 사고, 신화, 가치, 지향, 정보, 윤리, 세계관, 상상 그리고 경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고 느끼고 체험하도록 한다. 간접경험과 직접경험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 것이다. 각 수단마다 소통방법과 범위 그리고 양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말은 쌍방향으로 소수끼리 소통하지만, 출판과 방송은 일방적인 대량소통이 이루어진다. 넷에서는 쌍방향소통이 대량 또는 소량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넷은 이전의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가장 유연한 소통수단이다.
[인터파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