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cca [4인조 인도네시아 밴드]

멤버_ 아리나(Arina Ephipania, 보컬, 플룻), 리코(Riko Prayitno, 기타), 우마르(Achmad Pratama, 베이스), 인드라(Indra Massad, 드럼)

수상내역_ A.M.I[인도네시아의 그래미상] 최우수 신인상

 

’오늘 ’Sunday Afternoon’ 이라는 아주 사랑스런 노래를 배워 볼 꺼에요.’ 라는 아리나의 목소리와 함께 첫 트랙이 시작된다. 가사 또한 사랑스럽고 힘차며 모카에서 플루트와 보컬을 담당하는 ’아리나’의 둥글둥글한 목소리가 이 느낌을 더욱 고조시켜 준다. 이 음악은 절정인 듯한 음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부분이 없다. 그래서 곡이 끝나는 내내 지나침 없는 경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소책자에 실린 모카의 말_’어느 멋진 일요일 오후 나는 내 방을 나갈 수 밖에 없었어요.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는 것을 보며 너무 듣기 좋은 격려를 담은 컨트리 송을 만들었지요. 그게 바로 Sunny Afternoon 이었어요.’ 이와 같은 그들의 모습을 담은 음악이 어찌 우리에게 기분좋음을 선사해 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갑자기 든 생각! 이 곡은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르게 하는 것도 꽤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인도네시아 즉 그들의 모국어로 불리어진 2, 3번째 트랙. Sebelum Kau Tidur는 마치 동요를 듣는 듯한 서정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첫 곡에서 느낀 차분함과 경쾌함, 어느 한 쪽 치우침 없이 달리고 있는 음악이랄까? 함박웃음을 짓고 있을 아이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세 번째 트랙인 Hanya Satu는 위 곡보다는 좀 더 느리지만 분위기는 한층 더 짙어진 느낌이다. 산들바람을 맞으며 우뚝 서있을 허수아비가 그려지는 곡. 이 두곡 다 이 앨범의 표지로 쓰인 가족 영화(Untuk Rena)의 아이들의 모습처럼 나의 어릴 적 모습과 함께 푸른 자연, 다정함,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곡이었다. Hanya Satu는 또한 영화의 메인테마로 사용된 발라드라고 소개되어 있다.

네 번째 트랙 Friend. 2006년도에 발매된 Friends앨범에 실린 원곡을 어쿠스틱 버젼으로 부른 곡이다. 한 없이 친구가 그리워질 때에 느껴지는 그리움, 아련함. 이와 동시에 그들과의 즐거웠던 시간들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던 곡이었다. 원곡이 규모있는 브라스섹션이 동원된 화려한 곡이었다면 이 어쿠스틱 버젼의 곡은 악기의 편성을 줄이고 좀 더 밀도감이 느껴지는 응집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곡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원곡이 잘 생각나지 않아 다시 들어보니 그렇다. 화려한 곡이 좋긴 하지만 이 앨범의 곡 보다는 마무리가 산뜻하지 못했다고 할까? 아리나의 목소리 역시 자연스런, 트인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 실린 곡은 아리나의 보컬이 빛날 뿐만 아니라 악기들의 매력적인 사운드도 부드럽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섯 번째 트랙 ’Happy’. 모카(Mocca)라는 그룹을 모르는 이들도 이 곡은 꽤 들어봤을 것이다. 광고음악으로 사용된 음악이기 때문이다. 사실 모카는 이 곡 이외에도 다수의 곡이 광고음악으로 사용되었을 정도로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걱정이 쌓여 갈 때, 힘이 들 때 이 곡을 듣는다면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힘이 들 때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 주는 친구들의 존재 같다고 할까?

이 앨범은 원래 6곡으로 제작된 미니 앨범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한국 발매판에는 특별히 3곡의 보너스 트랙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그들의 생각일까? 아무튼 3곡이나 더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 솔직히 6곡 이었다면 앨범 구매를 선뜻 행할 수 있을런지.. ^^:

보너스로 추가된 3곡을 알아보자. 우선 비틀즈의 곡을 커버한 I will, 그리고 라이브로 만날 수 있는 I Love You Anyway와 My Diary. 그 전 곡들과는 깨끗함 면에서 약간 뒤떨어진 사운드를 들을 수 있지만 오히려 이것들이 더 정겹게 들려왔다. 어느 가수를 막론하고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 공연에 가보는 것은 꿈같은 일일 것이다. 더구나 해외 스타라면 더욱더 만나기 힘든 존재이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앨범에 실린 라이브 버젼을 만날 때 마다 흥분이 되었다. 특히 뮤지션들의 목소리 뒤로 들리는 관중들의 숨소리와 함성소리... 나도 그들의 무리 속에 함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음악은 그 음악을 듣는 자의 기분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느낌도 각각 다를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모카의 앨범을 듣는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밝은 면을 보았을 거라 의심치 않는다. 어떤 곡은 절망적일 때 들으면 한없이 절망의 나락으로 내모는 곡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보듬어 주는 곡도 있다. 모카의 곡이 나에겐 그랬다. 절망적인 상황까지 내몰린 상태에서 듣지는 않았지만 힘이들 때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 다시 밝은 세상으로 나의 영혼을 이끌어 주도록 도와주었다. 이 앨범 뿐만 아니라 그 전 앨범에서도 그렇듯 그들의 앨범 표지는 나의 맘을 평온케 하는 마법을 지닌 듯 하다. Olivia같은 맑고 지나침없음과 박혜경씨 만의 편안하고 귀여운 분위기, 이 모두를 합친게 모카라는 밴드의 음악이 아닌가 한다..

 P.S. 앨범을 소장하고픈 이유에는 음악이 나의 맘에 쏙드는 경우가 우선이겠지만 디자인도 무시 못할 요소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일단 소책자에 사진을 좀 더 실었더라면, 곡의 타이틀이 가사에 묻히지 않게 포인트나 활자에서 차이를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리뷰용 음반과 판매용 음반이 같을지도 모른다는 전제하에..]

끝으로 이 여름 시원한 음료 같은 음반을 들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인터파크 음반 식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꾸벅~

사진 출처_ http://www.flickr.com/photos/mymoc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