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집을 짓고 싶으세요?

 

건축가와 국어선생이 이멜일을 통해 지은 집이 있다. 바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잔서완석루, 낡은 책이 있는 거친 돌집> 이다.

 

2005년 8월에 만나서 구상하고 이메일을 보내면서 집을 짓기 시작해서 결국 2007년 12월에 완성이 된 듯 하다.

 

이 책에서 소개된 집은 정말 독특하다.

 

글로 짓기 시작해서 시멘트로 엮은 한옥이 만들어지기 까지 900일간의 기록이 이책 한 권에 담겨 있다.

 

이 집의 중심은 서재이다.

 

이 책의 표지에 나온 사지이 서재의 모습이다.

 

정말 부럽다. 그리고 정말 멋지다.

 

 

이 책은 처음으로 집을 지어야 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참 좋은 책이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단계로, 어떤 절차로 집이 지어지는 지에 대해 자세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록이라기 보다는 집과 연애하듯, 태어날 아기에 대해 속삭이듯 한 이 책은 매우 재미있고, 흥미롭다.

 

건축가 이일훈씨는 어떻게 짓는가 보다는 먼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묻는것이 건축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국어선생 송승훈씨는 구름배 같은 집에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땅의 바람길을 아는 집! 매우 놀라운 표현이다.

 

집 분위기는 이웃에 위세부리지 않고 주변을 비웃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국어 선생 송승훈씨는 정말

 

집 주인 다운 자세를 보여 준다.

 

 

이 집에서 정말 인상 깊은 공간은 책의 길이라는 복도 공간이다.

 

1층과 2층을 잇는 길을 길게 늘이고 그 벽 양쪽을 책장으로 만든 것이었다. 사진으로 볼 때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나도 집을 지으면 반드시 이런 컨셉의 복도를 만들겠노라고 다짐해 본다.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은 어떤 집인가?

 

하루 종일 지친 몸뚱이가 들어가 쉬었다 나오기만 하면 되는 그런 정형화된 집인가? 몸뿐만 아니라 영혼과 정신까지도

 

들어가 함께 쉬었다가 힘을 얻고, 생명을 얻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살아있는 집인가?

 

 

이 책은 우리에게 그렇게 살아 있는 집을 짓는 방법에 대해 그 길과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다.

 

자신이 집을 짓는 것이 꿈인 사람에게는 이 책 만큼 좋은 길잡이는 없을 것이다.

 

 

내가 짓고 싶은 집은 사람과 집이 공생하는 집이다. 사람을 위한 집이면서, 집도 또한 마음껏 살아 숨쉴 수 있는 그런 집 말이다.

 

아마도 이 책에 나온 집이 가장 근접한 집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