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 전래놀이 <겨레 전통 도감> 토박이 기획. 함박누리 글. 홍영우 그림

그림이나 사진을 모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책을 도감(圖鑑) 이라고 합니다.

식물도감, 야생화도감, 꽃도감 최근엔 애벌레도감까지~ 한권의 책으로 요약된 각종 도감들을 찾아 읽었습니다.

사전과는 또다른 느낌의 도감들을 읽는 재미가 솔솔했지요~

따뜻한 그림들이 가득한 보리출판사의 책들은 언제나 마음까지 푸근하게 합니다. 조금전엔 아이들과 도토리 계절그림책들을 읽으며 봄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책장마다 가득한 풍경화에 빠져 스르르 잠이 들었습니다. 

보리출판사의 <전래놀이>라는 럭셔리한 겨레 전통 도감을 만나게 되어 너무 설레입니다. 

묵직한 책의 두깨만큼이나 내용이 기대가 되었지요~

두장에 걸쳐 하나의 놀이를 소개하는데 책은 무려 230여 페이지나 됩니다. 얼마나 많은 전래놀이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두툼한 책을 주욱 뽑아들고 천천히 책장을 넘겨봅니다.

< 집 안이나 골몰 길에서 하는 놀이, 너른 마당에서 여럿이 어울려 하는 놀이, 자연 속에서 뛰노는 놀이 > 이렇게 세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놀이를 했었는지 마구 떠오르시나요? 제가 금방 생각나는건 집 안에서 놀았던 공기놀이, 장기두는거, 설날에 하는 윷놀이, 친구와 해봤던 말뚝박기, 고무줄놀이 정도가 기억납니다. 아파트만 줄줄이었던 잠실 한복판에서 자란 저에게 자연 속에서 뛰어 놀았던 기억은 전무후무합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추억여행을 하기에 딱좋은 책이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각시놀음. 고누. 공기놀이. 그림자놀이. 땅따먹기. 비사치기. 실뜨기 등

가마타기. 까막잡기. 닭싸움. 엿치기. 자치기. 씨름. 칼싸움 등등

게 잡기. 눈싸움. 돌싸움. 연날리기. 토끼몰이 등등등 ㅋㅋㅋ 각 마당별로 놀이들이 정말 많네요~

까무잡잡한 피부에 개구쟁이 표정 그대로 놀이에 빠져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감있게 그려져 있습니다.

전래놀이와는 거리가 멀었던 세대인 저또한 신기한 놀이들 뿐입니다. 지금은 실뜨기, 줄넘기놀이, 다방구(저는 이렇게 불렀답니다 *^_^*) 등을 하며 노는 아이들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면 왜 그런 허름한 놀이들을 하냐고 반문할 것 같습니다. 각종 컴퓨터게임과 닌텐도, 화려한 장난감들 속에서 놀이인지 교육인지 아이조차 알지 못하는 프로그램의 홍수에 빠져 지내는 것이 요즘의 놀이입니다. -_-;;

처음들어보는 놀이 이름들이지만 따라하기도 쉽고 놀이에 필요한 장난감을 사기 위해 돈이 드는것도 아니니 딸들은 신기하다고 합니다. 

7살 딸도 할 줄아는 놀이를 발견합니다.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줄다리기. 눈싸움 등 찾다보니 꽤 아는것이 많네요~

유치원에서도 전통 놀이라고 배우는 시간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1등, 2등 순위를 가리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전래 놀이의 의미를 알게 할 수 있을까요~

자연에서 기운을 얻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전래 놀이가 얼마나 소중한지...

<세시 풍속> 음력 정월부터 섣달까지 해마다 어떤 달이나 날에 해 오던 일을 '세시 풍속'이라고 합니다.

음력 1월 1일부터 12월 말일까지 행해졌던 세시 풍속을 꼼꼼하게 소개합니다. 복조리걸기. 달맞이. 부럼 깨물기. 쥐불놀이. 창포물 머리감기 등 지금까지도 행해지는 행사들이도 많네요~ 갑자기 화왕산의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생겼던 불상사도 생각이 나네요. -_-;;

우리것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방치기'를 읽으며 납작한? 뛰며 되돌아왔던 그 때가 생각났습니다.

예전 국민학교때의 추억과 함께 놀이를 했던 친구들도 모두 그립습니다.

인근 학교는 인조잔디 운동장이라 땅에 그림을 그릴수가 없지만, 가까운 놀이터에 가서라도 '사방치기'놀이를 해보고 싶습니다.

딸들도 금방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잊혀지기 전에 하나씩 알려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