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과 마찬가지로 2권 역시 너무나 재밌게 읽었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이 책에 매우 만족하는 편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상기하느라 조금 힘들었던 것도
똑같다^^;

1권은 사건 배경과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크게 훑은 느낌이 강했는데
2권은 본격적으로 ’유키호’와 ’료지’의 ’이상한 이야기’가 드러난 느낌이었다.
내가 생각해 놓은 결론과 과연 같을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지만
작가는 너무나 많은 복선을 깔아놓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만약 작가가 은연중에 암시하는 결론이 맞다면 나는 크게 실망할 것이고,
독자들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다면 나는 그에게 엄지를 치켜세울 것이다.
그만큼 다른 결론은 생각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백야행 2>은 앞서 말한대로 너무나 재미있었고 그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읽어
나갔지만, 사실 전권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이 글의 중반부는 거의 ’마사토’, ’유키호’, ’치즈루’ 3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기보단 싸구려 드라마를 시청한 느낌이 강하다.
굳이 예를 들자면 TV프로 ’사랑과 전쟁’의 분위기가 난다.
그 사연을 다 알고 있으니 다른 마음을 품은 마사토가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불륜은 용서하기 힘들었고, 겉으론 온갖 우아를 다 떨면서 (이런 격한 표현
밖에는 쓸 수가 없다.) 결국엔 위선과 거짓 덩어리인 유키호에겐 소름이 돋았다.
이건 그녀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징그러워서이다.
그녀는 내가 알고 있던 인물 가운데 (현실이든 다양한 극중 캐릭터든을 막론하고) 
가장 악한 인물이다. 물론 이건 내가 생각해 놓은 결론이 맞을 때의 얘기다.

그런데 이상한 건 난 등장인물들을 마음껏 미워하는데도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보는 내내 불쾌한 기분을 감출수가 없는데도 그만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건 ’이왕 보기 시작한 거 그냥 끝까지 보자’라는 단순논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막장드라마를 욕하면서도 보는
그 심리와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 재미를 원한다면 난 누구에게든 이 책을 권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정말 좋은 책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나 뿐만이 아니라 누구던 이 책을 읽고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할 수 조차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