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일본을 생각하면 참 잘 사는 나라같다. 깨끗하고, 아름답고, 노인들이 많은 나라, 속과 겉이 다른 나라, 뭐 선진국 대열에 있는 유일한 아시아의 나라라고 해도 무방하다. 우리야 콧대 높다 하지만, 외국 사람들은 아직도 재패니즈라는 말에만 유독 호감이다. 다른 나라는 낄 자리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일본도 분명 못 살았을 때가 있었을텐데? 이 책은 일본어문학사에서 편찮되어진 책이다. 그래서인지 내용의 사실성에 중점을 둔 다큐멘터리 같은 책이었다. 메이지 시대의 일본인에 대해서 비교적 상세하게 그들의 자잘한 일상 생활까지 알게 하는 책, 일본의 곳곳과 일본인의 진면목을 알게 한 책이다. 물론 역사서이므로, 일본인의 성격이 딱 이렇다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어쨌든 역사 속에서 일본이 근대 문물을 받아들이는, 우리 나라로 치자면 대한 제국 같은 이미지의 삽화들이 곳곳에 많이 눈에 띈다. 새로운 문물을 두려워하면서도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하고, 무서워하기도 한다. 그 당시 일본은 알았을까? 언젠가 이렇게 새로운 문물, 신기한 것들을 자신들이 주도해 나가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그들의 노력에는 경의를 표하고 싶다. 물론 우리 나라도 짧은 시간에 엄청난 발전을 했고, 일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발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알까? 언젠가 우리가 세상의 중심이 되었을 때 느끼는 짜릿함은, 지금과는 비교 되지 않게 세워진 나라의 위상을 상상해 본다.

 

사노 마스라는 여인과 결혼하여 일본에 살았던 비고의 삶을 생각해본다. 그가 그린 풍속화들은 더없이 사실적이다. 펜으로 사실적으로 잡아낸 풍속화들은 섬세하고 유쾌하고 풍자적이지만, 인물의 표정이 생생히 살아있다. 마치 그 시대 사람들이 툭 하고 던져진 것 같다. 이 책엔 반 정도가 모두 그의 삽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풍속화와 글은 생생하게 독자에게 다가온다. 어문학사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비고가 그린 그림들은 메이지 시대를 이해하는 데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된다. 재미있었고, 우리 나라의 김홍도의 그림처럼, 재치있고 선과 여백이 살아있었다. 만화같기도 한 그림들이 만평처럼 다가오는 독특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