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수많은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수많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만큼 수많은 생각이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 같은 생각만 있을 수 없다. 서로 다른 의견이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질수록 사람들 사이에서는 논쟁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논쟁을 통해 서로 화합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 없이 좋지만, 때로는 사회를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경우가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사회는 정치적인 면에서 극단적인 양상을 보여왔다. 음모설, 배후설 등이 등장하면서 진정한 논쟁을 벗어나 흑색선전으로 번지기까지 했다. 인터넷은 이런 논의에 불을 당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보의 공유와 공개를 기치로 내걸었던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로 넘쳐나는 공간이 되기도 하면서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기도 하였다.

 

유머사이트로 시작되었던 “일간 베스트(통상 줄여서 ’일베’라고 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면서 심지어 사이트 자체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소위 진보주의자라고 하는 자들까지도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편의에 맞게 해석하면서 위와 같은 주장을 내놓고 있으니 한심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것이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정치적인 면에서 너무 극단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 소위 우리 사회의 지식인층이라고 하는 정치인들이 이런 상황을 조장하는 것이 더 안타깝다.

 

논쟁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 모두가 인간답게 살기 위한 것에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지은이는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그와 같은 생각에 바탕을 두고 이제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되돌아보며, 또한 반드시 논의되어야 하지만 제대로 논의된 적이 없었던 쟁점들을 정치, 종교, 문화, 관습 등 다양한 분야로 나누어서 이야기한다.

 

그의 글들은 발표될 때마다 세계적으로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 라는 책이 대표적이지 않을까 한다. 히친스는 직접 고문을 경험해보기도 하고, 이슬람 지역으로 들어가 그들의 문화를 알아보는 등 입만 살아 있는 많은 지식인들(?)과 달리 지은이는 직접 현장 속에서 경험하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은 때로는 시니컬하고 통렬하며 비판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좌우의 구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기본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헌법이 기초로 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를 이 사회에 실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은 절대로 정치적으로 움직여서는 안된다. 정치인들은 정치적인 이념에 따라 움직여도 되지만, 우리 일반 대중들은 일관된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우리 자신이 속한 사회와 국가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자기 반성, 그리고 점검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히친스의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자리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물론 히친스의 시각이 모두 맞다고 볼 수는 없다. 히친스의 견해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히친스도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생각이 있을 수도 있다, 라고 여기면 되는 것이다. 다만 히친스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는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현재 말만 쏟아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진영 논리에 휩싸여 상대방만을 헐뜯기에 바빴을 뿐 왜 우리가 이렇게 다투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진정한 자기 반성과 점검이 없었던 것 같다. 심지어 방관을 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쉽지 않은 내용이고 많은 생각을 하며 읽어야 하는 책이지만, 읽고 나면 그만큼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도전해 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