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예정 부지를 방문했을 때 황당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나대지였기 때문이죠...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세계 초고층을 지을 수 있을까?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이런 두려움이 내내 있었지요." 엄 과장은 수주 직전의 상황을 회상한다. 
더불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초고층 공사에 대한 발주처의 대금 결제능력에도 우려가 있었다. 삼성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일었을 정도로 부담스러운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중동 전문가로서 엄 과장은 두바이를 나름 신뢰하고 있었다. 특히 다른 중동 국가와 비교해서는 천지개벽에 가까운 발전을 이룩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chap.2 최고층 건축가로의 부상 中 63~64p

’부르즈 칼리파’라는 이름 자체가 낯설었다. 세계최고층이고 그것을 한국기업이 건설했다는 의미로도 언론보도에서라도 적지않은 이슈로 접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은 워낙 시류에 둔한 나의 감각도 있겠지만 나의 지각을 쉽게 사로잡아버린 세계경제위기의 소식들, 특히 두바이라는 먼먼 나라의 이미지가 무모한 개발로 경제위기를 자초한 나라로 이미지가 굳어져 버린 탓도 있을 것이다. 자국내의 경제형편 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악동짓을 꽤 크게 감당해낸 이미지 또한 너무나 쉽게 가져버렸었다. 그런데 이책을 읽으며 그 편협한 시각에 도전을 느낀다. 

아무도 돌아보지않는 변방의 어촌나라에서 진정한 생존을 위해서 목숨을 건 도전을 해낸 이들의 꿈을 향한 피나는 노력과 그 절실한 마음이 나의 둔한 신경을 잡아 끌었다. 온갖 수단방법을 가리지않고 정권을 손에 넣어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기념할 거대한 상징탑을 세우려는 건설과 개발독재와는 그들이 사용하는 ’생존’이라는 단어에서 확연하게 구분되어져 갔다.

세이크 무함마드는 "두바이가 생각하는 수요자는 전 세계 인구 중 20억명"이라는 당돌한 발언을 했다. 인구 140만의 작은 토후국의 지도자가 내놓는 발언을 했다...한낮에는 섭씨 50도를 웃도는 모래사막 위에 물류, 무역, 정보기술(IT), 의료, 미디어, 레저, 관광 등 세계 최고의 종합 허브를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 건설이 두바이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기업과 사람들이 두바이로 몰려들고 있다. 셰이크 무함마드는 결코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두바이 시내를 관통하는 가장 넓고 긴 도로 셰이크 자이드 로드에는 아직도 대형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꿈에는 한계가 없다. 마음대로 꿈꾸어라(Dreams have no limits. Go Further).’ 목표가 한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층 부르즈 칼리파의 완공은 그 한계를 뛰어넘은 대표적인 사례다.  
 chap.5 두바이와 부르즈 칼리파 中 180~181p

꿈이라는 것을 얘기할 때면 참으로 복잡한 심정이 얼켜드는 요즘인데, 이처럼 확연하게 꿈꾸는 것에 대해 확정을 지어주는 모델이 너무나 반갑고 가슴속이 시원해진다. 꿈에 대해,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굵은 땀방울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진 책을 읽으며 마치 그 땀방울이 흘려진 현장을 이 책을 통해 순례한 듯 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 그 역사의 장소를 밟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