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폭발훈련을 받던 아내가 ’거듭남’이라는 주제에 깊이 빠져있던 때가 있었다. 거듭남에 대해서, 구원에 대해서, 천국에 대해서 기존에 알고 믿고 있던 것에 제법 묵직한 도전을 받았던 모양이었다. 계속되는 의문과 제대로 된 앎에 대한 갈증에 담당목사님에게까지 찾아가서 상담을 요청해 진정한 거듭남과 구원에 대해 물어보기까지 했었다. 

새신자라는 딱지가 떼어진 경력있는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내용들이라 굳이 의문을 갖지 않는것으로 여기는 구원과 거듭남에 대해 새로이 의문을 가지고 확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내는 새롭게 깨달은 것 같았다. 그 새로운 깨달음은 나에게도 번져와서 진정으로 거듭났는지를 진지하게 물어오는 적지않게 당황스런 경우를 겪게 했다. 구원에 대한 확신을 묻고 지금 죽어도 천국갈수있냐며 정색을 하고 묻는 아내에게 뭐라고 대답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답하기가 쉽지않아 힘들어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이 책 『존파이퍼의 거듭남』을 처음 대했을 때도 아내의 돌발질문에 당황해하던 그때의 상처아닌 상처와 두려움이 마음속에 일렁거리는 걸 느꼈다. 또다시 ’내가 정말 거듭나긴 한걸까?’라는 의문에 걸려넘어지는 건 아닌지 두려웠고, 거듭난 자라면 죄없고 흠없으신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살아야한다는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울리는 메아리를 힘겹게 귀기울이는 힘겨운 수고가 될까봐 염려되었다. 책의 처음에서는 강하게 거듭남을 얘기하는 부분에서 그런 두려움과 염려가 적중하는 듯 했다. 

니고데모뿐만 아니라, 당신과 나도 반드시 거듭나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못 본다. 구원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가족이 되지 못하며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31p

책을 읽어내려가기가 사뭇 힘들어지긴 했지만, 인내심을 발휘한 결과로 책속에 담겨진 깊은 위로와 진리의 말씀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크리스챤이라면 누구나 거듭남이라는 주제 자체를 반드시 점검해야함을 가르쳐주며, 그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주님께 묻고 깨달음을 구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며 귀한 성경의 말씀들을 자세히 풀이해놓으셨다. 진정으로 거듭남을 경험했는지, 새 생명을 받아 살아가고 있는지, 구원의 확신이 추호의 흔들림 없이 확고한지를 대뜸 물어오며 두려움과 의심을 가지게하는 외부의 도전에는 나를 넘어뜨리고 함정에 빠트리려는 술수도 간혹 섞여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물음을 진지하게 신앙의 동반자들끼리 나누는 것도 꺼려지는 게 사실이었다. 

이책을 읽으며 마냥 회피할 수만은 없는 물음, ’나 정말 거듭난 것 맞아?’ 라는 물음을 주저없이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하나님의 말씀에 비춰보며 그 해답을 구하는 과정을 주님과 함께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안전한 보호장치같은 느낌을 받았다. 믿음생활의 가장 큰 기반이고 시작점이랄 수 있는 거듭남에 대해 진지하게 점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이책을 통해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또한 이책에 실린 존 파이퍼 목사님의 성경말씀에 대한 남다른 해석과 진지한 접근이 너무나도 귀하다.   

니고데모가 예수님에게 "당신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선생인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이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라고 신앙의 고백을 드리는데 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진지한 고백을 드린 그를 무안하게 만드는 말씀이었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냉정하게까지 여겨지기도 했는데 존파이퍼 목사님은 이런 예수님의 대답을, ’네가 그자리에 있었고 기적을 보았다고 해서 구원을 받는게 아니라 진정으로 네안에서 기적이 일어나고 새생명의 역사가 있어야지 구원을 받는다’는 것을 제대로 가르쳐주시는 것으로 의미를 해석해 놓았다. 

그 해석을 통해 우리들에게도 그런 기적의 자리, 놀라운 예배의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그리고 그곳에서 본것들을 마치 내안에서 그런 일들이 일어난 것처럼 속이고 거듭남을 흉내내려는 기만의 행위들이 있음을 깨우쳐주었다. 그런 기만과 속임앞에 냉혹하리만치 진리를 말씀하시는 주님의 엄하지만 속깊은 사랑을 존파이퍼 목사님의 풀이를 통해 전해 받을 수 있었다. 그 사랑을 마음 깊은 곳에 담으며 진지하게 내가 진정으로 거듭난 자로서 새생명을 간직한 자인지를 여쭈어본다. 주님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그 다음에 이어질 나의 평생의 소원을 되뇌어 본다. ’연약하고 죄많은 나이지만 진정으로 예수님을 본받는자 되기 원합니다. 나를 그렇게 인도하여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