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고 길러 준 수고를 조심스럽게 생각해야지

어찌 함부로 몸을 망가뜨리고 다치는가

恭惟鞠養 豈敢毁傷 공유국양 기감훼상 - 「천자문」 중

恭 공손할 공 | 惟 오직/생각할 유 | 鞠 기를 국 | 養 기를 양 | 豈 어찌 기 | 敢 감히/굳셀 감 | 毁 헐 훼: 헐다는 깨뜨리다, 무너뜨리다, 짓무르다 들과 비슷한 뜻이다. | 傷 다칠 상

 

효는 부모 자식이 감정을 나누며 소통하는 것

공자는 『논어』에서 효를 묻는 질문에 “아빠 엄마는 오로지 자식이 병들까 근심하지(子曰 父母唯其疾之憂).” 하고 답한 적이 있었다. 부모에게 근심을 안기지 않는 것이 효라는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몸을 망가뜨리거나 다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자식의 상처나 아픔이 부모를 고통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식을 키우며 겪는 부모의 고생까지 헛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에게 부모란 커다란 존재이다. 자식의 눈높이로 보면 부모는 아는 게 많고 힘도 세다. 부모는 모든 일에 능통한 전문가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인생 경험이 많은 어른이라도 부모 자식 관계에 있어서만큼은 초보이다. 한 자식에게 부모는 부모 노릇 처음이고 한 부모에게 자식은 자식 노릇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효는 부모와 자식이 서툴게 감정을 나누면서 소통하는 데서 생겨난다. 그 소통은 부모도 상처받고 고통받는 존재라는 것을 아는 데서 시작된다. 유학의 창시자이자 스승이었던 공 선생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아마 그랬을 것이다.

정춘수, 『논어를 읽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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