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에세이 『하나와 미소시루』의 엄마 치에는 유방암 환자입니다. 유방암 선고를 받은 건 고작 스물다섯 살, 그것도 결혼을 앞둔 때였죠.

무너지는 그녀를 일으켜 세운 건 바로 남편 야스와 딸 하나 그리고 부모님, 가족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암에 걸린 엄마와 그 곁을 지킨 아빠와 딸의 애틋한 기억 그리고 세상을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살아갈 힘을 깨우치는 가족애가 담겨있습니다. <편집자 주>

   

삶의 끝에서 길어 올린 가족 그리고 사랑

   

“암입니다”

의사로부터 이런 말을 전해 듣는다면...어떠시겠습니까?

마치 드라마나 영화처럼 멍하게 있을까요?

아니면 왜 하필 나냐고 소리를 지르게 될까요?

아...뭐든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하나와 미소시루』의 치에도 그랬지요. 교사의 꿈도 이루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앞둔 스물다섯.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유방암.  단 한 마디였죠.

“당신은 유방암입니다” 하지만 치에의 곁에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한 야스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암 선고를 받은 직후에 남자로부터 파혼을 당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암 선고를 받은 후 남편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이혼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애당초 암을 이유로 상대를 버리는 사람과는 인생을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암은 기나긴 인생의 한 일부일 뿐,

삶에는 이외에도 수많은 곤란한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편과 함께 암을 극복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고마운 암’입니다. - 치에‘s blog

   

그렇다면 남편 야스는 암에 걸린 치에와의 결혼의 선택에 망설임이 없었을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야스 역시 솔직히 앞으로 닥칠 미래가 두려웠고 자신이 없었다지요.

하지만 치에가 자신을 믿어주니깐 그러니깐 용기를 내어 그에 답할 수가 있었답니다.

   

치에를 사랑하는 건 이 세상에서 나만이 해줄 수 있는 일이었다.

내가 태어난 의미가 거기에 있다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 야스 이야기

   

또 하나의 사랑, 나의 분신 딸 하나

   

유방암, 자궁암 등 여성 특유의 병에 걸린 후 출산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수술 후 여성호르몬을 억제하기 때문이지요.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면 자연스럽게 생리가 멈추게 되고 이 때문에 임신 자체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또 재발과 전이의 걱정도 늘 따라다니기에 출산을 결심하는 건 ‘죽음’을 동반하는 각오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요.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아이는 못 가질 거라던 치에와 야스 부부 하지만 하늘은 이들 부부에게 기적적으로 아이를 선물합니다.

 

초음파 검사로 모니터 화면에 태아가 보였다. 손이 있고, 발이 있었다.

두근두근 힘찬 심장박동 소리도 들렸다. 치에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것은 기쁨의 눈물은 아니었다. - 야스의 이야기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치에는 출산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낳은 딸 하나로 인해 더욱 더 강한 의지의 삶을 살게 되지요.

   

   

『하나와 미소시루』 중 발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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