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13-010]그래야 살 길이 보인다(김선호, 2012)

 

I.느낌

①“내내 울면서 이 책을 썼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말한다. 내내 울면서 책을 썼다고. 왜 그랬을까? 막 은퇴하는 사람들에게 사회는 낯선 모습으로 다가오고, 준비가 덜된 은퇴자들 특히 남자들은 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급작스럽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서문은 무겁게 시작이 된다. 어쩌면 사회가 무거운 것이 마음을 무겁게 하고, 필치에도 묻어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②세 가지 독서의 목적

-독서에는 세 가지 목적이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먼저 '정보취득'의 목적을 들 수 있겠다. 새로운 지식을 얻거나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 되는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독서일 것이다.

 

-다음으로 '재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갑갑한 세상에서 잠시 현재를 잊어버리거나 활력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요즘 유행하는 '위로' 내지는 '힐링(healing)'을 위한 독서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위로’에 대한 책이 아닐까?

 

③중년판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렇다 이 책은 중년판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해당되는 책이다. 청춘에 대해서는 “당신들이 아픈 것은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가 무언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희망을 잃지 말라”는 것이 젊은이들을 향한 위로라고 한다면 이 책은 중년을 향한 위로에 해당이 될 것이다. 다만 “당신들이 아픈 것은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남은 인생을 준비하라. 처음 사회에 나올 때의 마음, 그러니까 20대의 초심을 가지고 준비하라. 그래야 살 길이 보인다”라고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객관적으로 그러나 열정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라는 점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어쩌면 현재 사회의 흐름을 돌이키기 어려운 깨달음이 반영된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④개인 History & 사회 분석

-이를 위해 저자는 자신과 자신의 가정을 스토리를 전개하기 위해 공개하였다. 어린 시절부터의 이야기, 좌와 우가 엉켜있는 가족사, 공직생활의 이야기, 화려했던 은퇴여행, 옛 연인에 대한 추억, 자녀들의 공부, 부인의 창업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어찌 보면 부끄러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또 일상에서 느끼는 느낌들도 잔잔하게 기록하고 있다. 공대의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회사를 경영하고, 경영학교수로 활동한 경험들이 실용적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만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배경은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데도 구조의 문제를 파고들기 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혜롭게 창업을 하고 사업을 하라는 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어차피 이 책의 목적은 현실을 인지하고 그 안에서 살 길을 발견하고 적응해 나가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그러한 흐름은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더불어 저자는 비슷한 짐을 지고 가는 이 땅의 중년들에게 위로의 말을 던지고, 또 한편으로는 위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은 60년 가까운 인생을 살아온 이 땅의 젊은 원로 혹은 원로들의 자기 위로를 위한 기록으로 이름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⑤누가 읽으면 도움이 될까?

-화려했던 혹은 안정적이었던 조직생활을 마치고 길어진 기대여명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는 이들

-특별한 주특기가 없이 이대로 은퇴시기를 맞이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 하는 이들

-중년의 시기, 사업의 실패와 가족 내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

-30년 후에는 이러한 삶을 살 가능성이 있으니 정신을 바짝 차리라고 자신의 자녀들에게 충격을 주기 원하는 이들

나 혼자만이 현재 힘든 것이 아니라는 확실한 위로와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위로해 주시라. 젊은이들은 위로해 주는 책이나 멘토들이 있지만 50대 이상은 누가 위로를 해주고 멘토가 되어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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