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08 베이징 올림픽이 한창이다.

연일 방송에서는 올림픽 경기를 방송하며, 방송국들은 온통 세상에 일이 올림픽밖에 없다는 듯이 경쟁적으로 올림픽 소식만을 전하고 있다.

그 경기 내용은 모두 같고, 그것을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온통 비슷한 내용뿐이다.

아무리 같은 내용의 경기를 방송하는 것이라지만, 많은 사람이 전하는 그 내용과 감상이 어찌 그리 같을 수 밖에 없는지..

경기 내용에 해설과 감상은 온통 판에 박힌 말들 뿐이다.

그것은 모든 방송국의 내용뿐이 아니라, 4년전 올림픽에서도 또 그 전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금매달을 따면 감동적이고, 은메달 동메달에 아쉬워하고, 또 값진 메달에 감동을 강요하며, 누가 메달을 따도 또 따지 못해도 그 축하말과 위로의 말은 판을 찍어낸 듯 똑같다.

또 요즘은 캐스터들이 경쟁적으로 자극적이고 흥분되는 표현을 하며 사람과 언론의 이목을 끌고 있다.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또 경기 내용을 말로 생중계한다.

그런것이 해설을 하는 사람의 소임인 것일까?..

이 소설은 이렇게 범국민적인 행사를 넘어 범세계적인 행사인 올림픽을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우리 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일본 작가중 한명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시선으로 중계하고 있다.

만약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금 이 올림픽을 중계한다면 조금은 다른 시선과 다른 느낌으로 경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방송사들은 하나같인 다른 이력, 인기인, 이슈 메이커들을 해설자로 모시고 있지만, 그들 또한 천편일률적으로 중계를 하기는 마찬가지니 이 소설이 참 새롭게 다가왔다.

이 소설은 베이징 올림픽, 아테네 올림픽을 거슬러올라가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을 배경으로 기행문처럼 쓰여져 있다.

하루키는 올림픽을 취재하는 취재원 중 한명으로 올림픽이 열리는 호주를 방문하게 되고, 그만의 독특한 시각과 생각으로 올림픽 기간을 채워 나간다.

그 중에서도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를 취재한 내용은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

솔직히 마라톤도 철인 3종 경기도 나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하루키의 시선으로 본 이 경기들은 선수들과 동화될 수 있었던 고되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그는 방송에서 연일 터져 나오는 올림픽 정신과 올림픽이라는 축제의 향연에 동참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세상에서 올림픽 개회식만큼 지루한 시간은 없고, 또 그 겉모습의 화려함보다 그 속에 묻혀지는 의미에 뜻을 둔다.

예를 들자면 시드니 올림픽의 성화 봉송 주자의 정치적 이용의도에 대한 비판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하루키도 올림픽에 대해 이렇게 시니컬 한 것만은 아니다.

하루키는 올림픽에 대해 누구보다도 관심이 많았고, 글을 쓰는 작가 답게 누구보다도 생생한 경기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또 그는 선수들의 고통, 어려움, 희열에 시선을 같이 하고 있고, 마라톤 매니아 답게 그들의 고통을 직접 경험하며 진정 그들을 이해하고 있다.

하루키는 우리가 차마 하지 못했던 말들, 방송에서는 차마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온갖 찬사에 덮어버리고 마는 그 것들을 그답게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경기의 지루함, 공감되지 않는 감동들..

그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만 보고 있는 올림픽을 좀 더 다른 시각과 나만의 소신있는 관점으로 볼 수있게 도와주는 것같다.

작가는 제목 그대로 "승리보다 소중한 것" 그 위의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이다.

“승리를 사랑한다. 승리를 평가한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기분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깊이’를 사랑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때로는 승리하고 때로는 패배한다. 그리고 그 후에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작가의 이 말이 올림픽의 정신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