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 철학자가 쓴 김수영을 위하여는 책을 살 때부터 저를 설레이게 한 책입니다.

한국 시인중에 젤 좋아하는 시인 김수영과

실존하는 한국 철학자중에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강신주

둘의 만남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수영에 대해서는 아쉬웠고

강신주 철학에 대해서는 아쉽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이름은 <김수영을 위하여>이지만...

<김수영을 사랑한 철학자 강신주를 위하여> 라고 불러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

책에서 인상적인 구절 소개와

독서토론을 통해 정리하게 된 자유와 인문학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는 구성을 리뷰를 적어 보겠습니다.

(생각 정리를 위해 그냥 편한 말투로 쓸테니 이해해주세요)

"방법을 가진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이성복 시인

- 머리말 중에서 -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스님 임제

- 머리말 중에서 -

우리에 갇힌 동물보다 자연공원에 방목된 동물이 더 자유로운가?

- p21 -

김수영은 김수영이려고 발버둥 친 시인이다.

- p23 -

"사포처럼 살갗을 도려내는 일상의 적들과 싸우느라....얼마나 아팠을까, 그사람"

편집자 김서연이 강신주에게 책을 주면서

- p24 -

날 선 시인은 자기만의 풍경을 그린다. 그래서 시는 불친절하다.

- p47 -

나에게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좀처럼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세 가지 문제가 잇다.

죽음과 가난과 매명(賣名)이다.

- <마리서사> 김수영 1966 중에서 -

분열된 몸과 마음은 다시 붙어도 상처다

- p95 -

'사물 잧'는 의미 자치'나 지시된 것 자체'와 마찬가지로 왜곡된 것이다.

'사실 자체'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사실이 존재할 수 있으려면

늘 어떤 의미가 먼저 집어넣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은 무엇인가'는 그것과는 다른 어떤 것의 관점에서 시도된 의미 정립일 뿐이다.

'본질'이나 '본성'은 항상 관점적인 것이며, 이미 다양성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근저에 놓여 있는 것은

"그것은 나에게 무엇인가"

이다.

- 니체, 유고 중에서 -

시인의 스승은 현실이다.

(중략)

오늘날의 우리의 현대적인 시인의 긍지는 '앞섰다'라는 것이 아니라

'뒤떨어졌다'는 것을 의식하는 데 있다.

- 김수영 <시월평:모더니티의 문제> 1964.4 중에서 -

"우리는 불행처럼 우리를 자극하는 책들,

다시 말해 우리에게 아주 깊이 상처를 남기는 책이 필요하다.

이런 책들은 우리가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처럼 느껴지고,

사람으로부터 격리되어 숲으로 추방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심지어 자살처럼 느껴질 것이다.

책은 우리 내면에 얼어 있는 바다를 내려치는 도끼 같은 것이어야만 한다.

나는 이렇게 믿고 있다."

- <친구, 가족 그리고 편집자들에게 보내는 서신>, 카프카 -

김수영이 말하는 혁명은 과거 왕조를 붕괴시키고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는 왕조 교체의 혁명이나

혹은 서거를 통해서 과거 대표자가 물러나고

새로운 대표자가 권좌를 차지하는 선거 혁명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기서의 혁명은 유사 이래로 한번도 없었던 근본적인 혁명,

즉 모든 개인들이 자유를 얻는 혁명을 말한다.

- p 276 -

진정한 혁명가나 시인은 모세처럼 누군가를 이끌고자 하지 않는다.

임종을 앞둔 싯다르타가 제자에게 말했듯이

"무소의 뿔처럼 모든 사람이 혼자 갈 수 있을" 때,

- p 282-

시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고 나가는 것이다

- 김수영 <시여, 침을 뱉어라> 1968.4 -

구조의 억압은 한시도 쉬지 않는다

항상 자유를 읊고, 자유를 살아라.

- p 373 -

이야기된 불행은 불행이 아니다.

그러므로 행복이 설 자리가 생긴다.

- p 386 -

( 뱅크시 '꽃을 투척하는 사람' )

사람들은 말한다. 자유롭고 싶다고...

나 그들이 말하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인지에 대해

난 이글에서 노래할 예정이다. 들어보길 바란다.

가끔 난 사람들에게 묻는다.

"자유은 무엇인가?"

"너에게 자유는 무엇인가?"

"왜 너는 자유을 갈망하는가?"

사람들은 내게 답한다

"그건 추상적인 의미라서 설명하기 힘들다고..."

아 난 깨달았다...

사람들은 이런 질문조차도 자유롭게 대답하지 못할 정도로

수동태인 존재로 바뀌었구나 생각했다.

난 질문은 바꾸어 보았다.

"이중에 자유는 무엇인가?"

1. 외부 간섭 없이 나 스스로 사는 것

2. 타인과 나와의 거리를 만드는 것

etc....

이들은 답한다.... X 번인 거 같다고...

아 사람들은 선택지에서 고르는 것을

자유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구나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이 느껴졌다.

이제 내가 말하는 것을 잘 들으라

"자유는 객관식 선택지 질문이 아니라 주관식 백지답안지를 너에게 주는 것이라고..."

혹시 이 말이 이해가 안되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더 읽을 필요가 업을 것 같다.

난 그들의 데카당스까지 해체시킬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좀 더 자유로워졌다고 말한다.

정말인가? 난 아니다..

난 육체적 외적 자유는 증가해 보일지 몰라도

내적 자유는 소멸감을 피하기 위해 절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억압의 시대라 불리는 과거

사람들은 끝이 보이는 벽을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그 벽을 넘어서 희망을 꿈꾸면서 살아갔다.

벽 뒤에 곳은 상상하면서

가슴에는 진정한 자유를 품고 살 수 있었다.

자유의 시대라 불리는 현재

사람들은 어둠속에서 엄청난 급류속을 끌려가고 있다.

그 속에 생긴 상처들을 무시하고

계속 세상의 소용돌이속에 자신을 던졌다.

진정한 자유는 그런 상처받은 영혼이 노래할 수 없다.

요약해보면

"과거에 우리는 아무곳도 갈 수 없는 좁은 방에 갇혀 있었지만 자유를 위해 달려갈 두 다리는 지켰지만

지금에 우리는 어디론가 끌려고 있는데 상처를 가리고 가려도 피가 흐르는 절름발이의 모습이다."

이런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인문학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런 책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이런 책은 다리의 골절을 당했는데 위에 연고를 바르는 행위다.

진정한 인문학은 아픈 상처를 보여줘야 한다.

상처받은 사람의 맨얼굴 맨몸을 보여주는 것만이 인문학이라 불릴 가치가 있다.

그래서 너는 알게 된다

너가 아프다고 너가 다쳤다는 것을...

그리고 멈춰라.. 그리고 너의 상처를 치유하고

어둠속에서 너의 길을 찾아라 두려워도 너의 길을 가라

그 한 걸음이 너의 자유다.

ps1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타성에 억눌리지 않는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

누구든 사람이, 사람으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시인을 위하여, 사람을 위하여, 자유를 위하여

2012년 4월

자유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꾸며

김서연

- <김수영을 위하여> 편집자의 마지막 말 -

ps2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묘비명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