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창의 스케치북"은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하는 활동을 통하여 창의력을 키우도록 구성된 책이다.

괴물이나 건물의 내부 그리기, 보물지도 그리기, 자동차와 배, 성, 동물과 식물, 물건 등 주제도 여러 가지이다. 얼핏 생각하면 저학년들을 위한 책이다. 하지만 저학년들은 오히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각종 기관에서 이와 관련된 창의적인 수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문제는 저학년용으로 보이는 이 책이 오히려 이런 책을 우습게 생각하는 고학년들에게 더 필요한 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머리 쓰는 걸 싫어하고 창의적인 활동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요즘의 학교 교육 방향이 요구하는 것은 주어진 문제를 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학년들은 주요 과목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창의성을 키우는 활동에 시간을 거의 할애하지 못하고 있다. 훈련을 따로 하지 않다보니 실력은 점차 줄어들게 되고 창의력을 요하는 활동이 나오면 이런 걸 왜 하냐고 한다. 머리가 말랑말랑한 하던 때는 재미있게 능동적으로 하던 일들도 모두 흥미 없어 한다. 

처음에 주었을 때보다 실제로 한 장 한 장 채워나가는 재미도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빈 칸을 채우기 위해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색깔을 골라서 칠하며 내용을 구성하는 동안 만큼은 다양한 생각들이 살아서 움직일 테니 창의적인 활동이 필요한 고학년들에게 권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창의적인 활동을 할 때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점들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기존의 것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하고, 여러 가지 용도를 바꿀 수 있어야 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하여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옆에서 지도하는 어른이 잘했다 못했다 간섭하지 않고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격려하고 기다려 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