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는 주제별로 한국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엮은 시리즈 중 하나로 다리를 통해 우리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우리 나라에 세워진 다리들의 건설에 얽힌 역사이야기, 다리의 아름다운 형태에 관한 이야기, 다리에 관한 재미있거나 혹은 가슴아픈 이야기 등이 소개되어 있다.

넓고 단단한 '제반교'는 '살곶이다리'라고 하는데, 조선 시대 가장 긴 다리이다. 태조와 태종의 화살 이야기가 전해지는 살곶이 다리는 세종 때 착수하여 성종 1483년, 60년 만에 완성되었다.

경기도 안양에 있는 '만안교'는 많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뜻으로 정조가 직접 다리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사도세자 무덤인 현륭원으로 가기 위해 시흥길에 세운 것으로 3개월만에 완성되었다.

청계천에 있다가 1959년 장충단 공원에 옮겨진 '수표교'는 해마다 나는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세종 때 수표와 함께 만들어진 다리로, 처음에는 소, 말을 파는 시장이 있어서 '마전교'로 불리다 영조 때 청계천 준천 공사를 하면서 '수표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고려말 충신 정몽주와 관련 있는 다리 이름은 '선지교'였는데 정몽주가 죽은 뒤로 다리 주변에 대나무가 자라고 다리에 붉은 자국이 있어 이름이 '선죽교'로 바뀌었다고 한다.

전라 남도 보길도에는 '굴뚝다리'라고도 하는  '판석보' 다리가 있다. 윤선도는 호란 뒤 세상을 등지고 완도에 내려와 '낙서재'란 집을 짓고 집 뒤에는 계곡물을 막아 세연지를 만들었다. 계곡물이 계속 흘러 넘쳐서 이를 막기 위해 계곡을 가로지르는 '판석보'를 만들어 연못물도 가두고 다리 기능도 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요석공주와 원효대사의 사랑에 얽힌 '월정교' 이야기와 의자왕의 은신처를 알려준 점쟁이 맹광을 죽이고 그 집 자리에 만들었던 연못과 '사근다리'이야기도 나온다.

궁궐에 놓인 다리 이야기도 나오는데 특히 향원지에 놓인 다리 '취향교' 부분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전깃불을 밝힌 곳이기 때문에 전등을 부르는 재미있는 이름들이 소개된다. 1887년 처음 전깃불을 밝혔을 때는 그 신기함 때문에 '묘화'로, 연못물로 켜는 불이라 '물불'로 불리다 발전기가 자주 고장나서 불이 자꾸 꺼지자 '건달불'로 불리고 연못 물의 온도가 올라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지 '증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 외에 중전들의 이야기가 서려 있는 '지당석교' 이야기도 나온다.

삼별초의 항쟁과 관련 있는 '남박다리', 단종의 슬픈 죽음과 관련 있는 '쌍섶다리', 승병의 나라 사랑과 관련 있는 '홍교', 한국 전쟁의 슬픈 역사와 관련 있는 '한강다리'와 '자유의 다리',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의 상징이었던 '성수대교'까지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다리 이야기들...

역사에 관한 단편 지식들과 어려운 역사 용어에 대한 설명, 그리고 사진과 그림이 곳곳에 실려 있어서 책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저학년들은 통사로 접하는 역사보다 이렇게 주제별로 구성된 역사 이야기를 접하면 마치 옛날이야기를 읽어가는 느낌 때문에 우리 역사를 보다 쉽고 친근하게 배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