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서관 - 신선바위 똥바위

< 기우제를 알아보아요>

제목부터 재미있는 이 책은 사라져 가는 기우제의 자취를 살린 그림책이에요.
기우제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공동으로 하는 제의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왕이 직접하기도 했지만, 민간에서는 책처럼 무당이 제의를 이끌어 가지요.

제의에서는 대나무와 풍물이 중요한 도구로 쓰입니다.

보통 기우제는 산에서 불을 피우거나, 물을 주관하는 신에게 정성껏

기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곡성 지방에서는 특이하게 똥을 이용해 신을 성나게 하는 방식으로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았던 전라도 사람들은 더더욱

제사에 쓸 음식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고, 어려움을 넉넉한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전라도 사람들의 해학을 통해 가난과 날씨에 맞서는
우리 조상들의 기막힌 재치를 엿볼수 있습니다.

옛날 신선님은 할 일이 많았어요. 안개비, 여우비도 내리고 꽃바람, 소슬바람도 일이키고

가랑눈, 함박눈도 뿌리고 가끔 무서운 태풍과 폭풍도 부르며 널리 세상일을 돌보았어요.

일이 끝나면 신선님은 바위에 내려와놀았어요.
신선바위 아래 사람들은 농사를 지어 먹고살았구요.
헌데, 비가 오지 않아 사람들은 가뭄에 시달렸어요.
사람들은 신선바위에 올라가기로 했어요.
엄마들은 신선바위에 상을 차리고 절을 하며 비를 뿌려달라고했어요.
그리고 신선들이 비구름을 타고 달려오도록 신선바위에서 시끄럽게 놀았어요.
그리곤... 바위 위에는 똥 판이 벌어졌어요.
신선바위를 본 신선들은 비구름, 천둥번개, 소나기, 꿀비,
단비, 작달비 모두 불러 바위를 씻어 내렸어요.
가을이 되자, 들판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신선바위 사람들은 가뭄 걱정 없어
해마다 벼농사 콩 농사를 지어 잘 먹고 잘 살았답니다.

이 이야기는 김성범 선생님이 채록한 '신선바위'와 기타 자료를 참고했으며,

이책에 나오는 노래는 '김성범과 노래깨비아이들'의 동요 <뿌지직 뽕!>일부를 개작한 것입니다.

'신선바위'이야기는 전남 곡성군 동악산에 전해 내려오는 민담입니다.

민담인 만큼 신빙성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용이 너무 재미있네요.

기우제에 대한 설화를 이렇게 재미있는 내용으로 들려주니 아이도 귀에 쏙쏙 들어오나 봅니다.

그리고, 책 속에 전라도 사투리가 섞여있어 책을 보는데 재미를 더해주네요.

'오매 죽겄네, 시방 급하당께!, 좀 참으시요잉, 싸시요잉!' 등 전라도 사투리가 담겨있어요.

전라남도가 고향인 저는 이말들이 참 정겹고, 늘 하는 말이니 아이에게 좀더 실감나게 들려 주니,

아이가 엄청나게 재미있어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