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광의 역사 소설 '정도전'. 약 300페이지 분량의 책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개국에 절대적인 공헌을 하였던 정도전의 인생을 그린 소설이다.

 

조선 개국에 절대적인 공헌을 한 인물을 열거한다면, 그 중에서 가장 첫 번째 위치에 들어올 만한 인물은 누가 뭐래도 정도전일 것이다. 이성계를 도와 새로운 신념에 가득찬 나라를 세우고, 한양 천도에도 큰 역할을 하는 등 신생국의 기틀을 잡는데 누가 뭐래도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하지만, 정도전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가 절대적으로 긍정적이지 않은 이유는 그가 태조 이성계 이후의 권력다툼에서 패자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태종 이후로 이어지는 조선 왕실 계보에서 정도전 이라는 이름은 금기였을지도 모른다.

 

"정도전이 아니면 누구도 해낼 수 없는 일이지만, 왕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그의 개혁에 이성계가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책 본문에서

강력한 절대 왕권국가가 아닌 강력한 신권국가를 꿈꿨던 정도전의 꿈은 잘 알다시피 태종 이방원의 철퇴 아래서 허무하게 쓰러지 말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의 신념과 열정까지 쓰러졌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역사 속에서 승자의 편에 서지 않았다고 해서, 그가 가졌던 신념과 믿음만큼은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정도전의 일생을 다룬 서적이 바로 이 소설 '정도전'이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두 권을 모두 합쳐도 500~6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다. 이미 여러 권의 대중 역사서적을 집필한 작가 이수광씨의 저서 답게, 읽기 쉽고 편하게 독자들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정도전이 어떠한 인생을 살면서 어떠한 신념을 가지고 조선 왕조를 건국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보다 쉬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세세하게 묘사하고 그를 통해 독자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맛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긴 할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심리가 결코 적지 않게 묘사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큰 줄거리를 큼직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는 느낌이랄까? 이런 느낌은 김진명의 소설 '고구려'에서도 여실히 느껴봤던 기억이 난다. 조금 더 작가가 세심하게 원고지를 채워나갔다면 훨씬 더 생동감있고 몰입감있는 소설이 나왔으면 할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 내 마음대로 평점주기

읽는 속도 [ ★★★★★ ] 읽기는 진짜 편하다.

읽는 재미 [ ★★★☆☆ ] 줄거리 위주로 보는 느낌이 아쉽다.

얻는 정보 [ ★★★☆☆ ] 정도전의 삶은 어떠했을까?   

 

Originally written by BlueMiR in http://blog.naver.com/bluemir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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